'교회의 신학자' 칼빈 중점 부각
5대륙 140여 칼빈학자 집결, 칼빈 연구 스펙트럼 넓혀
2006년 09월 05일 (화) 00:00:00 기독신문 ekd@kidok.com
"엠던에서 서울까지" 제9차 세계칼빈학회 참관기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축구는 2006년 독일에서 개최되었다. 붉은 옷을 입고 광화문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했던 한국인 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월드컵은 세계 축구의 판도와 방향성을 볼 수 있게 한다. 지난 8월 말, 독일은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칼빈주의자들에게 말이다.
  독일과 네덜란드 경계에 위치한 엠던 (Emden)에 있는 요한네스 아 라스코 도서관(Johannes A Lasco Bibliothek)과 네덜란드의 기독개혁교회(De Christelijke Gereformeerde Kerken)의 신학교인 아펠도른 신학대학교 (Theologische Universiteit Apeldoorn)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9회 세계칼빈학회(International Congress on Calvin Research)가 그것이다. 총책임을 지고 수고한 헤르만 셀더하위스(Herman Selderhuis) 회장에 의하면 8월 22일부터 26일까지 전 세계 5대 대륙에서 약 140명의 칼빈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매일 아침 8시 30분부터 저녁 8-9시 까지 펼쳐진 강행군 속에서 16세기 칼빈은 21세기에 다시 살아난 것이다.    
  칼빈 연구 동향     칼빈학회에서는 주제 강연(Plenary session)이 중요한데 모두 7개의 발표가 있었으며, 다음과 같다. 칼빈: 루터의 학생(Thomas Kaufmann), 칼빈과 아 라스코의 교회론 비교(Akira Demura), 프랑스 교회에 있어서 칼빈의 교회론(Raymond Mentzer), 성경 번역가로서의 칼빈(Peter Opitz), 칼빈의 성찬론(Wim Janse), 칼빈과 16세기 전기들(Irena Backus), 그리고 칼빈에게 있어서 교리와 교리교육(John Hesselink).
그리고 주제 강연 사이에 칼빈과 관련된 많은 논문 발표들이 있었다.
  이번 학회를 종합해 볼 때 몇 가지를 주목할 수 있다. 첫째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교회의 신학자'로서의 칼빈 연구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주제 강연들이 칼빈의 교회론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그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둘째는 칼빈을 16세기 다른 종교개혁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이것은 개혁 교회 안의 연합의 정신을 도모하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하겠다. 셋째는 칼빈을 16세기 문맥 속에서 연구하는 것이다. 넷째는 칼빈의 성경해석이나 교리 교육, 교부와의 관계 연구, 서간문 연구, 설교 연구 등, 칼빈에 대한 연구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칼빈이 각 대륙 혹은 국가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셀더하위스 회장     세계칼빈학회가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은 여러 까닭이 있다. 4년마다 한번 씩 대륙을 오가면서 열리는 이 학회는 칼빈이라는 단일 주제를 가지고 전 대륙에서 100명 이상의 전문 칼빈 학자들이 참가하여 학술적인 활동을 하기 때문에, 세계 칼빈 연구의 현황을 파악하고 배우며,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세계칼빈학회를 인도하는 회장인 셀더하위스(H. Selderhuis) 교수의 역할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필자가 네덜란드 유학시절 칼빈을 연구할 때부터 교제하면서 많은 감동과 가르침을 받았던 셀더하위스 박사는, 탁월한 학자이면서도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분이셨다. 셀더하위스 교수는 뛰어난 학문성과 칼빈 연구에 대한 열정을 겸비한 리더십이 돋보이는 칼빈 학자이다. 그의 연구는 <칼빈의 시편 주석에 나타난 신학>(God in het midden : Calvijns theologie van de Psalmen)과  <마틴 부써의 결혼관>(Huwelijk en echtscheiding bij Martin Bucer), 그리고 <멜랑흐톤과 칼빈주의>(Melanchthon und der Calvinismus) 등 칼빈과 종교개혁의 신학과 교회론,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삶을 두루 망라한다. 그런 세계적인 학자이면서도, 쯔볼러(Zwolle)에 있는 교회에서 목회도 하면서, 칼빈과 종교개혁과 관계된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이다. 이번 학회가 마치는 마지막 시간에 모든 참석자들이 자발적으로 기립하여 그에게 박수를 보낸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인데, 한마디로 경건과 학문을 겸비한 칼빈 학자로서 본받고 싶은 분이라고 하겠다.
  다음 제10차 세계칼빈학술대회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블룀폰타인(Bloemfontein) 대학교에서 열리도록 계획이 되었다. 행복하고 벅찬 마음으로 한 주간 동안의 깊이 있는 칼빈 축제를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푸르게 다가오는 한국의 개혁교회와 세계 칼빈주의의 미래를 그려 보며 미소를 짓던 중에 어느새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들렸다.    
글 = 안인섭 교수 /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 · 교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