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
2009년 06월 30일 (화) 18:09:24 기독신문 ekd@kidok.com

7월 10일은 칼빈이 태어난 날로 탄생 500주년을 맞아 그의 개혁 신학과 정신을 조명하면서 그를 기념하는 행사들이 전국 각처에서 진행되고 있다. 각종 모임을 통해 그의 신학적 입장과 현대 교회에 적합한 교훈을 제시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고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칼빈은 장로교만이 아니라 개혁주의 교회의 신학적 기초를 정립했다. 칼빈은 개인적으로 죽은 후에 묘비를 만들지 말 것과 이름조차 묘에 남기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그가 묻혀있는 제네바 시 공원묘지에 가보면 일반인은 칼빈의 묘를 찾기 어렵다. 묘에는 이름도 없이 작은 돌판에 “J C”라는 두 글자만 새겨져 있을 뿐이다. 그가 생전에 추구했던 것이 오직 하나님의 영광뿐이었음을 묘의 돌 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칼빈의 정신을 안다면, 탄생을 축하하는 행사보다는 500년이 지난 오늘날 과연 한국교회는 그가 추구했던 개혁의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칼빈의 탄생보다 그의 삶과 그가 주장했던 개혁주의 신학과 정신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칼빈을 기념하기 위해 계획된 행사들은 근본 취지를 잘 살려 전시효과로 끝나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칼빈은 교회의 ‘지속적인 개혁’을 강조하면서 개혁의 방향을 제시했다. 교회가 한번 개혁된 것으로 만족하고 더 이상 개혁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개혁주의의 근본정신에 역행하는 처사이다. 아무리 칼빈이 위대한 개혁자라고 해도 그를 신격화할 수 없듯 칼빈주의를 기초로 한 교단의 신학적 입장을 절대화 할 수는 없다. 우리 교단이 한국교회의 지도적인 위치에 있고 교단의 결정은 타 교단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교단의 지도자들부터 솔선수범하여 개혁할 것은 개혁하면서 한국교회의 방향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칼빈 탄생 500주년을 계기로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헌법도 시대적 상황과 요구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제도와 인적 쇄신과 함께 수정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교회에서 헌법을 집행할 때 혼란을 막을 수 있고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신학자들과 교단의 지도자들은 현재 상황에서 미래지향적으로 교단이 발전할 수 있도록 칼빈주의 정신에 맞는 개혁의 방향을 제시할 것을 당부한다. 소수의 기득권자들을 위한 개혁이 아닌 교단의 신학적 입장과 정체성을 정립하고 교단의 위상을 높이는 칼빈 탄생 500주년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