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외로움의 시대… 돌봄 목회 전환 필요”
송용원 박사,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제15회 칼빈학술세미나서 발제



기독일보  장요한 기자(zidgilove@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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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원장 황대우)이 7일 오후 고신대학교 손양원홀에서 ‘한국교회를 위한 칼빈의 공동선’이라는 주제로 제15회 칼빈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송용원 박사(장신대 조직신학)가 ‘팬데믹 이후 외로움의 시대, 21세기 한국교회와 칼빈의 공동선 신학’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팬데믹 이후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의 등장


송 박사는 “오늘날 지구촌화된 세계는 마치 하나의 몸처럼 되어가면서 부자와 빈자 사이의 양극화 심화, 종교적 문화적 충돌, 화석에너지 고갈과 신기술의 발전, 환경오염 등으로 겪는 다양한 갈등의 폭증이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범-세계적인 현상이 되어가고 있었다”며 “더군다나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공동 곤경으로 인해 인류는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공동의 자각을 피할 도리가 없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 역시 팬데믹 종식을 위해 모두가 각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팬데믹을 겪으며 증폭된 각종 사회 병리 현상은 녹록지 않은 공동의 과제가 되고 말았다”며 “코로나 기간에 일상화된 비대면의 시간, 1인 가구 폭증, 저출생 강화, 자살률 증가, 혼밥 현상, 소셜미디어(SNS)에의 중독적 몰두, 개인주의 심화 등으로 어우러진 고립의 시대는 마침내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의 그림자를 사회 전반을 드리우게 되었다”고 했다.


◇ 상호 돌봄 문화 수립해야


그는 “칼빈을 한계 시대를 위한 신학자로 규정한 도널드 매킴(Donald K. McKim)은 ‘칼빈이 사회 상황 속의 결함에 대한 치유책을 발견하려고 애썼던’ 사실에 주목했다“며 “한계의 세계 안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과도를 피할 뿐만 아니라,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겪는 결핍에 대해 동일한 불편을 느껴야 한다. 더군다나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는 가난함만 아니라 외로움까지 등장한 이중고의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교회는 ‘과도와 결함을 피하는’(칼빈의) 중용의 원리를 따라, 외로운 사람들이 급증하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 맞는 돌봄 목회로 신속히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라는 종교개혁 정신은, 사실 새로운 상황에 맞게 ‘적응(조정)된 교회는 항상 적응(조정)되어야 한다’로 다시금 이해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이는 팬데믹 이후 새로운 형태의 고립과 외로움에 직면한 인류가 역사상 그 어떤 이전 시기보다도 공동의 선 가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작금의 현실을 고려한 제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송 박사는 “중세 유럽을 강타한 팬데믹 이후 16세기의 칼빈은 하나님 형상, 성화, 율법이라는 세 가지 신학적 토대를 그의 이론적 근거만 아니라 제네바의 교회와 사회와 관련된 자신의 실천 활동에도 적용했다”며 “이를 통해 영적인 은사들, 기도, 성례, 직무, 그리고 재산에서 발견되는 교회 공동선 사상과 또한 자연적 선물들, 경제, 박애 활동에서 발견되는 사회적 공동선 실천으로 칼빈은 중세의 팬데믹 이후 교회를 재건하고자 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한 칼빈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교회와 사회의 상호관계에 적용하는 이론과 활동에서 자발성, 온건함, 협력적 동료관계였다”며 “상호복종이 조직화된 준법 의무보다는 도시의 공동선을 위한 선물 나눔의 구현에서 ‘제네바교회 리빌딩’의 열쇠를 찾고자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오늘날 팬데믹 이후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에 시달리는 교회와 사회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려준다”며 “그것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자발적이고 기꺼운 상호 돌봄의 문화를 다시금 수립하여 영적 복지와 공동체적 연대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마도 칼빈이 오늘 한국교회 사역에 동참하게 된다면, 그리스도와 연합된 신자들의 참여를 통한 교회와 사회의 공동작업 안에서 은혜의 선물이 나누어지는 ‘즐거운 호혜 방식’을 권고했을 것”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이 교회 안에서 은혜의 선물을 교환할 뿐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나누면서 창조 질서에 담긴 공동체적 연대를 회복해 가는 만큼, ‘외로움이라는(개인적이고도 사회적인) 전염병’이 자리할 여지도 줄어들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본래 칼빈에게 ‘일반복지’의 경제적 차원은 수량적이 아니라 질적, 영적으로 이해되었다”며 “게다가 칼빈은 관계적 존재로서의 고전적 ‘공동의 선’ 또한 자신의 인문주의적 이해에서 어느 정도 다룬 것도 사실이나, 그리스도와 연합에 기반을 둔 ‘은혜의 선물의 참여 신학’에 의해 성경적 공동의 선을 온전히 성취하고자 했다”고 했다.
아울러 “만약 칼빈이 오늘날 팬데믹 이후 고립의 시대에 교회와 사회 모두에 밀려드는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을 대처하는 자리에 있게 된다면, 인문주의적 차원의 상호 돌봄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근본적으로는 그리스도를 바탕으로 삼는 신학적 차원의 상호 돌봄을 목회 사역의 중심으로 삼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세미나는 이신열 교수(고신대 신학과, 조직신학)의 논평, 질의토론 순으로 모두 마쳤다.

[출처] 기독교 일간지 신문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35046#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