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신학과 신앙총서 18권 종교개혁과 결혼 및 가정이 출판되었습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등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발간사>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 총서 제18권을 펴내며
저희 학술원이 2024년에 출간하는 신학과 신앙 총서 제18권 주제는 “종교개혁과 결혼 및 가정”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을 ‘결혼의 선구자들’ 혹은 ‘결혼을 위한 투쟁가들’이라 불러도 결코 과하지 않을 정도로 16세기는 결혼의 혁명시대였습니다. 중세시대 결혼은 그 자체로 일곱 성례 가운데 하나일 만큼 신앙생활의 핵심 요소로 간주되었지만 중세교회는 결혼한 신자보다는 결혼하지 않은 신자를 신앙적으로 더 높게 평가했기 때문에 이율배반적이었습니다.
중세시대의 세 가지 계급인 성직자와 귀족과 평민 가운데 최고의 계급은 교황과 추기경을 비롯한 성직자들이었습니다. 성직계급은 수도사처럼 결혼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는 주교와 사제들로 구성됩니다. 결과적으로 결혼보다는 비혼이 더 신성하다는 것이 보편적 인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결혼하지 않은 모든 성직자를 통칭하여 ‘클레리쿠스’(clericus)라 불렀는데, 이것은 어원상 ‘[사제로] 선출된 자’를 의미합니다. 구약시대의 사제들은 결혼한 레위인들이었지만 중세시대의 사제들은 결혼하지 않은 성직자들이었습니다.
중세교회는 결혼보다 비혼이 더 신성하다는 것을 제도로 만들고 교리로 가르쳤습니다. 즉 세상보다는 수도원이, 결혼한 가정으로 구성된 사회보다는 결혼을 금하는 수도사공동체와 사제공동체가 훨씬 더 신성한 곳이라는 인식을 제도로 확고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결혼하지 않은 수도사와 사제 즉 성직자가 되는 것이 천국으로 직행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가르쳤던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종교개혁자들은 결혼을 성례로 간주하지 않으면서도 결혼과 가정을 하나님께서 세우신 제도라고 한 목소리로 주장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에게 비혼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예외적으로 허락된 것이므로 수도원을 세우고 수도서약 혹은 사제서약으로 성직자들을 속박하는 제도는 그 자체로 비성경적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시고 명령하신 가정을 파괴하는 제도로서의 수도원은 독신서약으로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것이 중세교회의 수도원신학을 대신하는 종교개혁자들의 결혼신학이었습니다. 결혼이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신 신성한 제도라면 결혼을 통해 형성된 가정은 부부의 성생활에 의해 타락한 곳으로 치부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실린 11편의 옥고들은 ‘혼자’를 신성시한 중세의 가르침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결혼과 가정에 대한 성경적인 가르침으로 무장하여 ‘함께’라는 공동체의 원리와 정신을 재발견한 종교개혁자들과 종교개혁 추종자들이 어떻게 그것을 가르치고 실천했는지 잘 소개합니다.
1. 마틴 루터의 가정과 결혼 이해 - 김용주
2. 결혼에 대한 츠빙글리의 이해 - 유정모
3. 부써의 결혼관 - 황대우
4. 멜랑흐톤의 결혼과 가정 - 류성민
5. 결혼과 가정에 관한 버미글리의 사상 - 김진흥
6. 하인리히 불링거의 기독교 가정생활 - 박상봉
7. 존 낙스가 가르친 결혼과 가정 - 박재은
8. 베자의 결혼과 가정에 대한 이해 - 양신혜
9. 우르시누스와 ‘결혼과 가정’ - 이남규
10. 푸티우스가 가르친 결혼과 가정 - 권경철
11. 청교도 윌리엄 퍼킨스의 결혼과 가정에 대한 가르침 - 우병훈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에서 수도원이 사라진 이유는 아주 분명합니다. 종교개혁자들은 ‘홀로’의 영성을 비성경적인 거짓이라 주장하고 그것을 근본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수도원을 없애는 대신에 성경의 가르침에 따른 결혼과 가정을 새롭게 다시 세웠습니다. 가정은 ‘함께’라는 사회의 출발점이자 최소단위입니다. 경건한 부부생활과 가정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따른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통해 결혼과 가정에 관한 성경적 진리뿐만 아니라, 또한 그 진리에 천착하여 결혼과 가정의 소중함을 새롭게 가르친 종교개혁의 정신과 원리도 함께 배울 수 있길 바랍니다.
개혁주의학술원장 황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