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도덕적 문제 해결 위해 ‘성경적 서사’ 충실하게 구축해야”
개혁주의학술원 제16회 신진학자포럼서 이재국·강성호 박사 발제
기독일보 장지동 기자(zidgilove@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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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학술원 제16회 신진학자포럼 진행 사진. ©개혁주의학술원 제공
개혁주의학술원(원장 황대우 박사)이 6일 오후 대구산성교회(담임 황원하 목사)에서 제16회 신진학자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이재국 박사(시광교회, 협동목사)와 강성호 박사(고려신학대학원 외래교수)가 발제했다.
먼저, ‘사무엘 러더포드의 교회론에서 드러나는 두개의 어거스틴 전통’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재국 박사는 “사무엘 러더포드(Samuel Rutherford, 1600~1661)는 17세기 스코틀랜드의 영향력 있는 정치사상가, 열정적인 청교도 목회자, 그리고 대표적인 개혁파 스콜라주의 신학자”라며 “그는 한편으로는 아르미니우스주의나 반율법주의에 맞서 개혁파 전통에 입각한 구원론을 변론하기 위해서 힘썼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의 삶은 교회 개혁을 둘러싼 갈등으로 가득했다”고 했다.
이재국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개혁주의학술원 제공
이 박사는 “1620년대와 1630년대에 러더포드는 스코틀랜드에 주교제를 강화하려는 찰스 1세(Charles I, 1600~1649)의 정책을 반대하다가 1636년 아버딘(Aberdeen)으로 유배되었다”며 “유배지에서도 그는 잉글랜드 교회의 예전을 도입하는 국왕의 정책을 지지하는 아버딘 박사들(The Aberdeen Doctors), 특히 로버트 베런(Robert Baron, 1596~1639)이나 제임스 시발드(James Sibbald, 1595~1647)와 같은 이들과 논쟁을 벌였다”고 했다.
이어 “1638년 스코틀랜드 장로교도는 국왕의 정책에 반대하여 국민언약(The National Covenant)을 맺게 되고 이후 언약도(The Covenanters)로 불리게 된다”며 “1643년 언약도와 잉글랜드 의회는 찰스 1세에 대항하여 엄숙 동맹 및 언약(The Solemn League and Covenant)를 맺고 잉글랜드 교회 개혁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또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두 나라에 장로교를 확고히 세울 기회였기 때문에 러더포드는 사절단으로 웨스트민스터 총회에 참석해서 장로회주의 정치치제를 변론하며 다양한 이들과 논쟁을 벌였다”며 “이후 스코틀랜드로 귀국한 러더포드는 1640년 후반부터 1650년대 말까지 남은 생을 올리버 크롬웰(Oliver Cromwell, 1599~1658)을 따르는 독립파(The Independents) 그리고 스코틀랜드 결의파(The Resolutioners)와 맞서는데 헌신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독립파는 종교적 관용을 강조하는 이들이었고, 결의파는 스코틀랜드의 언약을 깨고 찰스 1세를 돕다가 출교된 서약자들을(The Engagers) 충분한 검증 없이 크롬웰과의 전쟁을 위해 받아들인 장로교도들이었다”며 “결의파는 언약을 깨서 공직이 박탈되고 출교가 선언된 서약자들을 다시 받아들이는 결의(The Public Resolution)를 1650년과 1651년 총회에서 선언했고, 이에 맞서 언약과 교회의 순수성을 철저히 지키려고 한 장로교도들, 소위 항의파(The Protesters)는 이 결의를 격렬하게 반대했다”고 했다.
이어 “이로 인해 1650년대에 스코틀랜드 장로교는 둘로 분열되었다”며 “러더포드는 항의파의 일원으로서 자신이 믿는 장로교의 대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왕정복고(The Restoration, 1660) 이후 스코틀랜드 교회가 주교제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1661년 병으로 소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약도로 헌신했던 그의 삶 전체는 이렇듯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포함하는 영국 전체에 장로교 국가교회를 세우려는 투쟁의 연속이었다”며 “자신의 삶 전체가 교회 개혁과 관련된 갈등으로 가득했기에, 러더포드의 저술 중 삼분의 일에 해당하는 분량이 교회론에 대한 작품들이었고 대략 3천여 장에 이른다. 그런데 러더포드의 사상과 삶이 모순적이라는 비판들이 학자들에 의해 다양하게 제기되었다”고 했다.
이 박사는 “러더포드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교회론으로부터 이탈했다는 비난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그는 혼합체로서의 가시적 교회 개념을 버리지 않았으며,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당시 그와 논쟁한 베일리나 후커보다 더 아우구스티누스적인 교회를 추구했다”고 했다.
이어 “혼합체로서의 가시적인 보편교회의 연합과 일치에 대한 노력은 후커의 회중교회보다 더 아우구스티누스에 가까웠다”며 “그 안에서 치리를 통해 교회 정화를 추구한 것은 베일리를 비롯한 결의파보다 더 교회의 구원사역에 초점을 맞춘 아우구스티누스의 실천에 가까웠다”고 했다.
그리고 “혼합체로서의 가시적 보편교회와 교회의 순수성의 긴장관계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심에는 교회의 목회적 또는 구원론적 역할이라는 러더포드의 신학적 강조점이 자리 잡고 있었다”며 “더 나아가 교회에서 엄격한 치리의 시행을 강조하는 러더포드의 견해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은혜교리에 뿌리내린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나님의 예정에 기초한 비가시적 교회에 대한 확신은 그로 하여금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을 수행하도록 강조하는 신학적 토대였다”며 “그리고 신앙·정치적 언약과 언약신학을 통해 세운 러더포드의 언약체계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교회론과 그의 은혜교리가 교회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사역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를 담아내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이는 외면적 은혜언약에 속하여 가시적 교회에서 언약의 특권들을 누리지만, 그 언약의 열매를 실제로 누리는 이들은 오직 하나님과 내면적 은혜언약을 맺은 비가시적 교회에 속한 택자들 뿐”이라며 “하나님의 주권이 이들의 영원한 언약을 보증하기에 러더포드는 언약체계 위에서 신앙고백을 하는 모든 이를 받으면서도 엄격한 정화를 추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17세기 스코틀랜드에서 장로회주의에 기초한 공교회를 꿈꾼 러더포드의 교회론에서 두 개의 아우구스티누스 전통이 공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며 “그의 교회론은 종교개혁이 한 세기가 지난 시기에도 여전히 공교회적, 즉 참 가톨릭이었으며, 동시에 오직 은혜라는 종교개혁의 강조점을 계승하고 있었다”고 했다.
강성호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개혁주의학술원 제공
이어 두 번째로 ‘성품 형성에 대한 개혁주의적 이해’라는 주제로 발제한 강성호 박사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단순히 교인 수의 정체 또는 감소라는 측면에 있지 않고, 거대한 규모에 비해 도덕적 탁월함을 보여주는 것에 실패하였다는 것에 기인한다”고 했다.
또한 “지나친 교회 성장의 추구가 한국교회의 윤리적 문제를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며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주요 언론에서 보도한 한국교회의 윤리적 문제점 다섯 가지 유형은 교회세습 문제, 목회자의 교회 재정 횡령, 성범죄, 교회의 사유화, 교회 지도자들의 비사회적 발언 등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위기는 윤리적 위기이며, 윤리의 위기는 단순히 소수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다”며 “한국교회에서 윤리적 문제들이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이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윤리적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한국교회 안에 형성되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성품 윤리학의 관점에서, 이 요인은 한국교회의 도덕적 성품 형성 과정에서 배태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 박사는 “한국교회의 도덕적 문제는 한국교회의 일부의 일탈 행위이거나 어느 특정 시기에 일어난 일시적인 행위로 치부할 수 없다”며 “도덕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도덕적 성품을 중심으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사회의 경제 성장 서사가 한국사회에 국가 빈곤의 탈출과 경제적 발전에 기여하였지만 동시에 여러 도덕적 부작용을 낳았다”며 “마찬가지로 조용기 목사의 교회성장 서사도 한국교회의 폭발적 성장에 기여하였지만 동시에 한국교회의 도덕적 성품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끼쳤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교회의 많은 도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국교회의 도덕적 성품을 왜곡시킨, 현재의 지배적 서사의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며 “한국교회의 서사를 성경적 서사에 충실하게 구축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개혁주의학술원 제16회 신진학자포럼 기념 사진. ©개혁주의학술원 제공
한편, 발제한 이재국 박사는 건국대학교에서 멀티미디어 공학으로 학사를 마친 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M.div과정을 거쳐 에딘버러 대학에서 Th.M, Theology in History와 Ph.D, History of Christianity 과정을 마쳤다. 박사논문으로는 사무엘 러더포드의 교회론을 공의회주의, 언약신학, 스코틀랜드 언약 전통과 관련하여 연구했다. 2019년 중순부터 2023년 초까지 에딘버러 한인교회를 맡아서 목회했다. 현재 시광교회(이정규 목사 담임) 협동목사로 섬기고 있다.
그리고 강성호 박사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를 졸업하고, 공군학사장교 기상예보관으로 근무한 후 고려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 미국 Calvin Theological Seminary에서 철학적 도덕적 신학과 조직신학으로 Th.M, 캐나다 McMaster Divinity College에서 Christian Theology(Theological Studies- 세부전공 기독교윤리)로 Ph.D 학위를 받았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와 윤리적 문제를 성품윤리와 문화 동화 이론으로 분석한 박사 논문을 작성하였다. 현재 고려신학대학원 기독교윤리학 외래교수와 안양일심교회 부목사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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