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의 바른 이해가 복음 능력 드러낸다”

[기독교보 2009-03-24 23:15:31]조회 : 132

 

 

개혁신학회 학술 세미나…‘칼빈과 한국 교회’②

 

강웅산 교수…칼빈 칭의론 통한 한국교회 문제 해결 방법 제안

 

 

 

일반적으로 한국 교회는 칭의론은 잘 가르쳤는데, 성화는 안 가르쳤다고 말한다. 구원에 대한 확신은 강한 반면, 삶 속에서 구원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 않는 괴리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강웅산 교수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이에 대해 강웅산 교수(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는 ‘칼빈의 칭의론과 한국 교회’란 주제의 논문발표에서 “문제의 원인이 칭의론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하면서 “칼빈은 칭의론을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틀’에서 설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칼빈에게 그리스도와의 연합 속에서 칭의와 성화가 구분은 되나 분리되지 않도록 설명하고 있으며, 이것의 실천적 의미는 구원은 받았으나(칭의) 구원의 삶을 보이지(성화) 않은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것. 이에 강 교수는 칼빈의 칭의론을 바로 이해하면 기독교인의 삶은 분명히 복음의 능력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강 교수는 “칼빈이 연합의 구도를 통해 구원을 설명하는 방법은 전통적으로 구원 서정(ordo salutis)을 직선적인 개념으로 이해했던 것과는 다르게, 구원 체험에 대한 입체적이며, 총체적이고, 유기적인 이해를 가능케 한다. 그 증거가 칼빈이 말하는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지는 이중 은혜다.”고 말한다.

 

강 교수에 따르면 이중 은혜는 하나는 연합 속에서 지속되는 생명의 교류와 결과인 변화의 효과, 즉 성화를 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연합의 관계로 인해 달라진 신분상의 법정적 효과, 즉 칭의다. 칼빈에게 있어서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단순히 구원 서정의 한 국면이 아니라, 구원 서정 전체를 묶는 하나의 틀 또는 방법론이다.

 

칼빈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설명하면서 ‘실제’ 또는 ‘본질’이란 용어를 종종 사용한다. 강 교수는 “칼빈이 강조하는 것은 믿음을 통해 이뤄지는 연합이 상징 또는 가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한 몸이 되는 일체됨에 그 의미가 있다는 강조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며, “그 연합은 성령을 통해 이뤄지는 영적 연합이면서 동시에 실제로 하나라는 사실적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한다.

 

 

‘칼빈의 칭의론과 한국 교회’란 주제로 발표하는 강웅산 교수(가운데), 논평 맡은 오창록 교수(왼쪽).

 

강 교수에 따르면 칼빈은 그리스도의 의(구속사적 의)가 연합을 통해서 나의 것이 됨을 강조한다. 이것은 칼빈의 신학의 틀이 되는 언약 사상에 의해 가능한 것으로써, 나와 구분되는 그리스도의 의가 연합을 통해 나의 것이 된다는 것이 칼빈의 칭의론 이해에 있어 중요한 특징이다.

 

칼빈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그와 더불어 하나가 되게 하셨기 때문에 그의 의가 우리의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칭의’를 소극적인 측면에서 죄 사함과 적극적인 측면에서 의인됨을 동시에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 기독교인들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부분이다.

 

강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가 육을 입으시고 중보자 되심의 의미에 대해 칼빈은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의가 되셨다고 압축하고 있다. 칭의 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의는 바로 이 의다.”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은 ‘의인’이라는 강조를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교회는 대사회적 기능, 즉 빛과 소금의 역할을 상실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믿음이 우리를 칭의 시키는 것은 믿음이 갖고 있는 어떤 힘이 아니라 믿음의 대상, 즉 그리스도 때문이라는 것이 칼빈의 강조다.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할 때, 그리스도의 의가 전가되어 그 의로 말미암아 성부 앞에서 의롭다 여겨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믿음의 강조는 칼빈에게 있어서 그리스도의 의만이 칭의의 근거임에 대한 강조가 되는 것이며, 믿음의 도구성과 연결된다. 믿음의 도구성은 구속사적 완성이 구원 서정적 적용이 되는데 있어서 오직 그리스도만이 근거임을 강조하는 장치다. 칼빈에게 ‘오직 믿음’은 ‘오직 그리스도의 의’만이라는 말이다.

 

강 교수는 “믿음으로 칭의 된다는 것은 성화를 배제하고, 그리스도의 의를 덧입을 수 없다.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소유한다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칭의와 성화 모두를 누리는 것”이라며 “칼빈은 칭의와 성화의 관계를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게 되는 이중 은혜라고 부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칭의는 죄인에 대한 하나님의 단회적 선언인 반면, 성화는 하나님이 죄인을 지속적으로 거룩하게 변화시켜 나가는 일이다.

 

강 교수는 “칼빈에게 있어서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칭의론을 개진해 가는 큰 틀이며, 방법론이었음을 확인한다.”며 “칼빈의 방법론, 즉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충분히 숙지한다면 한국 교회는 교인들의 삶과 관련하여 오늘날 당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를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창록 교수(개신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는 논평을 통해 “그리스도와의 연합과의 관련성 속에서 칭의론을 제대로 가르치고 이해시키기만 하면 신자들의 삶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주장은 바로 공감을 얻기가 어렵다.”며 “칭의론의 원리가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적용되어 역동적 진리로 나타남과 관련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대안들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국희 기자 cookie022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