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전능성




주께서는 무소불능하시오며 무슨 경영이든지


못 이루실 것이 없는 줄 아오니


(욥42:2)




 우리는 때로 하나님의 전능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대답하기 어려운 난처한 질문을 받기도 한다. “하나님은 자신이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큰 바위를 만드실 수 있느냐?” 만일 “그렇다”라고 답한다면 하나님이 할 수 없는 어떤 일이 있다고 말하는 셈이 된다. 그리고 만일 “아니다”라고 답한다면 하나님은 그러한 바위를 만드실 수 없다고 말하는 셈이 된다. 어느 쪽으로 대답하여도 결국 하나님의 능력을 제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또 다른 유사한 질문은 “하나님은 모든 것을 뚫을 수 있는 창과 모든 것을 막을 수 있는 방패를 동시에 만드실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어느 한 쪽을 만드실 수 있는 능력을 사실로 인정하면 그것은 곧 다른 한 쪽을 만드실 수 있는 능력을 부정하는 것이 된다. 사실상 그러한 창과 방패는 결코 동시에 공존할 수 없다. 이러한 딜레마는 상호 모순된 두 전제를 동시에 주장함으로 생긴 하나의 가상적 논리의 거짓된 딜레마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전능성”(全能性, omnipotence)에 대하여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으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성경적인 “전능성”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무조건적으로 행하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자신의 본성을 부인하시거나 스스로 모순되는 일을 행하시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이 행하시지 않는 즉 행하실 수 없는 몇 가지 일들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하나님은 거짓말하실 수 없고(히6:17-18, 딛1:2), 자신의 약속을 어길 수 없으며(고후1:20), 자신을 부인하실 수도 없다(딤후2:13). 또한 자신의 본성을 바꾸시거나 그리고 자신의 거룩한 특성의 요구에 모순되거나 반하여 행하실 수도 없다(민23:19, 삼상15:29, 약1:13,17). 이러한 사실들은 하나님의 영광과 완전성을 손상시킨다기보다 오히려 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피조물의 그 어떤 것도 창조주 하나님의 그 절대 주권적 통치와 능력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하나님은 자신이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큰 바위를 만들지 않으시고 또한 만드실 수도 없다. 왜냐하면 만약 하나님께서 그러한 바위를 만드셨다면, 그 자신께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어떤 것을 만드심으로 자신의 전능성을 스스로 파괴하시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한 순간도 하나님이기를 중단하실 수 없다. 즉 하나님은 자신의 본성을 바꾸어 전능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앞서 말한 무적의 창과 무적의 방패를 동시에 만드실 수 없는 것처럼 “네모난 원형”을 만드실 수도 없다. 왜냐하면 질서의 하나님에게 “네모난 원형”은 자기모순이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자신이 행하시기를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든지 행하실 수 있다. 하나님의 능력은 그 어떤 유한한 한계에 의해서도 제약될 수 없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하나님의 능력을 제한할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능력은 하나님 자신의 본성에 의해서는 스스로 제한되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하나님께서 죄를 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죄를 범하려하지 않으면서도 죄를 범하실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거룩하시기 때문에 어느 한 순간도 결코 죄를 범하려하지 않으신다. 물론 하나님은 자신이 하고 싶지 않는 일마저도 행하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신다. 그러나 그 일을 행하시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다만 그 일을 행하고 싶지 않으시기 때문일 뿐이다. 욥이 “주께서는 무소불능하시오며 무슨 경영이든지 못 이루실 것이 없는 줄 아오니”(욥42:2)라고 말하였을 때, 그는 이러한 전능성의 핵심을 바로 파악하고 있었다. 이처럼 하나님의 전능성은 하나님의 본성과 조화되는 모든 것을 이룩하실 수 있으시고 또한 하나님이 행하시기로 결정하신 것은 실재 그대로 다 하실 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하나님의 전능성은 그리스도인에게 무한한 위로의 원천이 된다. 하나님께서 우주를 창조하실 때 나타내 보이신 동일한 능력이 우리의 구원을 능히 이루실 줄 믿는다. 하나님은 출애굽의 능력으로 오늘도 우리를 인도하신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권능으로 우리의 죽음을 정복하신다. 창조의 그 어떤 부분도 장래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좌절시킬 수 없다. 이 세상의 모든 힘과 권세들이 우리를 위협할지라도 우리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 누구도 이 세상의 그 무엇도 하나님의 권능에 대항할 수 없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에게 무한한 위로와 힘을 안겨 준다(시81:1-2, 시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