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교회의 속성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이요 성령이

하나이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입었느니라 주도

하나이요 믿음도 하나이요 세례도 하나이요 하나님도 하나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

(엡 4:3~6)

 

 

하나님의 말씀이 순수하게 선포되고, 성례가 올바르게 시행되며, 권징이 신실하게 시행되는 하나님의 참된 교회는 동시에 다음과 같은 본질적인 속성을 가진다.

 

(1) 통일성(unity) - 교회의 하나됨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로운 몸의 통일성을 말하며, 모든 신자들이 이 몸의 지체로서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을 이루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몸은 하나의 머리이며 교회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통제를 받으면서, 한 성령 곧 그리스도 의 영에 의하여 활력을 부여받는 내적인 통일성을 지니고 있다(고전 12:12~31). 이러한 교

회의 통일성은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은혜의 선물인 동시에 우리가 힘써 지켜가야 할 과

제와 사명이기도 하다(엡 4:3~4).

따라서 교회의 통일성을 해치는 분열의 행위는 하나되게 하신 그리스도의 기도(요 17:21)에 대항하여 우리 마음의 어두움과 사랑 없음에서 비롯된, 하나님을 대적하는 큰 죄악이다. 그러나 교회의 통일성이 창조적 다양성을 질식시키는 획일성(uniformity)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창조의 질서와 섭리에 의한 인간 가족의 다양성 즉 민족과 지역,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한 다양성은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통해 성화되어 보다 포괄적인 통일을 이룬다. 그리고 지난 교회사를 통해 볼 때 진리의 표준을 떠난 타락한 교회를 순수하게 개혁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때에 따라 불가피하게 분리를 가져올 수도 있었다. 바울이 유대주의자들과 분리되었던 것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리새인들과 입장을 달리 했던 것도 같은 성격의 것이었다(갈 1:6~12, 막 7:1~13).

다시 말하면 지역과 언어의 차이 또는 중대한 교리적 차이로 인하여 야기되는 분리는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분리도 분리 그 자체를 목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되고, 다만 교회의 영적 건강을 더욱 신장시키고 진리 안에서 참된 통일을 회복하기 위하여 부득불 잠정적으로 외적 결속을 깨뜨리는 하나의 수단으로서만 가능하다.

 

(2) 거룩성(holiness) - 하나님의 교회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聖徒)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고전 1:2) 또는 “거룩한 나라”(벧전 2:9)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와 중보적 의를 인하여 하나님의 법정에서 거룩한 것으로 인정되었고, 실제적으로 거룩하며, 또한 완전한 거룩을 지향하는 성도들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거룩은 헌신 즉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Lordship)에 대한 전 삶의 성별된 봉헌을 의미한다. 그러한 성별된 삶을 살 때 비로소 교회는 오직 하나님께만 속하며 그리스도 이외의 다른 주되심의 거짓된 주장과 유혹으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된다.

따라서 이 거룩성을 포기한 교회는 진정한 의미에서 그리스도의 교회라 할 수 없다. 교회는 거룩성을 보전하고 증진시키기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지속적인 자기 검토와 공동의 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교회는 끊임없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그 말씀에 합당치 않은 것은 아낌없이 내어버리고, 순수하고 거룩한 신앙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회의 거룩성을 보전 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교회는 더욱더 거룩한 진리의 말씀 안으로 파고들어야 한다(요 17:1).

 

(3) 보편성(catholicity) - 교회의 보편성은 어느 시대, 어느 민족, 어느 땅에서도 참된 교회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넘치게 하신 교회의 충만(엡 3:19)이 “모든 민족”과 “온 세상”(마 24:14) 그리고 “온 천하”와 “만민”(막 16:15)에게 전달되는 선교를 통하여 교회의 보편성은 사람들 사이의 가로막힌 담을 헐고, 저항의 벽을 꿰뚫고서 모든 나라, 모든 민족, 모든 영역 속에 나타나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증거하게 한다.

특히 초대교회는 복음을 듣고 구주를 영접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팔을 벌렸으며, 피부색, 인종, 사회적 신분, 지적 능력 또는 도덕적 수준,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개의치 아니하였다. 따라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선택자들의 총수로 구성되는 보편교회는 어느 한 교파와 단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모든 시대와 모든 세상에 걸쳐 나타나야만 한다.

 

(4) 사도성(apostolicity) - 교회의 사도성은 교회가 사도적 말씀의 전통, 사도적 교리의 전통에 얼마나 굳게 붙어 있느냐에 달려있다(유 3, 행 2:42). 사도직 그 자체는 단회적인 것이나 사도의 교훈(성경)에 근거한 교회를 사도적 유래를 가진 교회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성경의 그리스도에게 복종하는 설교와 성경공부 등을 통하여 사도적 말씀을 따라 계속 개혁되어 가는 교회는 여전히 사도들의 다스림과 명령을 받는 사도적 교회라 할 수 있다. 로마 카톨릭교회는 이 “사도성”의 개념을 잘못 해석하며 로마의 교황이 사도 베드로의 역사적 계승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정한 사도적 계승은 사도적 복음의 계승을 말한다. 즉 사도들이 전한 원래의 복음이 그대로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것을 뜻한다. 사도적 말씀의 지고한 권위를 실제로 받아들이는 교회만이 진정한 사도성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