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거룩성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


(사6:3)




성경은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사 5:19,24, 30:11, 43:3, 55:5, 시 71:22, 78:41, 89:18)로 부르면서 오직 하나님만이 거룩하시다(출 15:11)고 증거한다. 이러한 하나님의 거룩성을 우리는 흔히 피조물인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보여진 하나님의 초월적 위치와 하나님의 윤리적 순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해 왔다. 그러나 하나님이 인간 위에 높이 초월해 계실 때에만 거룩하시고, 하나님이 인간 속에 내재하실 때에는 그 거룩하심을 중단하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도 여전히 거룩하사 “그 영광이 온 땅에 충만”(사 6:3)한 분이시다.


또한 하나님의 거룩성을 인간의 윤리적 죄와 불결과 대비하여 보여지는 하나님의 윤리적 순결과 완전성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하나님의 거룩성이 인간의 죄와 불의에 관련하여서는 인간에게 죄의식을 불러일으키고 회개와 성결한 삶을 살도록 한다(사 6:5, 눅 5:8). 그러나 하나님의 거룩성이 하나님 자신의 윤리적 순결에 대한 직접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거룩성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을 주제로 노래한 시편 99편에서 그 올바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거기에 우리가 하나님을 거룩하신 하나님으로 찬송하며 경배하는 이유들이 잘 나타나 있다. 먼저 하나님은 거룩하시기 때문에 의로운 왕으로서 모든 민족과 백성을 통치하신다(1-3절)고 하였으며, 그리고 하나님은 거룩하시기 때문에 공의를 사랑하시고 공과 의를 행하신다(4-5절)고 하였다. 또한 하나님은 거룩하시기에 기도에 대한 응답과 죄에 대한 용서를 베푸시고 심판과 징계를 수행하신다(6-9절)고 하였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거룩성은 의로우신 왕으로 통치하사 사랑과 공의를 행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사역을 통하여 우리의 찬송과 경배 즉 영광을 받으시는 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사야도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사 6:3)는 천사들의 찬양을 통하여 하나님의 거룩이 하나님의 영광과 관련되어 있음을 증거하고 있다. 하나님의 거룩은 하나님의 감추인 영광이요,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의 계시된 거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모세도 오직 하나님만이 “거룩함에 영광스러우며 찬송할 만한 위엄”(출 15:11)을 가진 분이심을 노래함으로 하나님은 거룩함 안에서 영광과 찬송을 받으신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하나님은 실로 거룩 거룩 거룩하심으로 우리의 찬양과 경배를 통하여 영원히 홀로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한 분이시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신앙적 응답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먼저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 앞에서 항상 죄를 멀리하는 성별된 제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벧전 2:5,9, 엡 2:19)으로서 죄에서 자유롭고, 죄로부터 정결하며, 우리의 몸과 영혼을 온전히 하나님께 드림으로써 힘써 우리의 구원 즉 성화를 이루어 가야 한다(빌 2:12).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아는 자들로서 항상 하나님의 의를 사모하며 그 의를 이루기 위해 싸워야 한다.


이를 위해 베드로는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자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 기록하였으되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 지어다”(벧전 1:15-16, 레 19:2, 20:26, 마5:48)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이 거룩하신 것과 같은 의미에서 우리가 거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하나님이시고 인간은 인간이다. 피조물은 그 자체로서 거룩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거룩하게 할 수도 없다. 오직 하나님만이 인간을 거룩하게 하실 수 있다. 이것은 다만 거룩하사 공의를 행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죄에서 떠나 의(義)의 편에 서서 항상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도 하나님의 그 거룩을 덧입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히12:10). 이러한 우리의 거룩한 삶을 통하여 우리의 전 생애가 오로지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 날 온 천하 중에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실 때에 우리도 거룩하신 하나님의 그 무한한 영광과 기쁨에 함께 참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