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불변성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


(히13:8)




 하나님의 불변성(不變性, immutability)은 영원히 자존하시는 하나님께서 그의 존재와 속성, 그리고 목적과 언약에 있어서 전혀 변하시지 않고 변하실리도 없다는 것을 말한다.


 (1) 하나님은 그의 존재에 있어서 언제나 불변하신다. 모든 피조물들은 시작과 끝이 있으며 점차 쇠퇴하고 소멸해 간다. 그러나 하나님은 영원토록 존재하시며 항상 완전한 존재이신 까닭에 결코 변하지 않으신다(민23:19, 삼상15:29, 말3:6). 하나님은 하늘과 땅을 만드시기 전부터 존재하셨고, 그 모든 것들이 없어진 다음에도 변함없이 동일하게 존재하실 것이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그 하나님을 “천지는 없어지려니와 주는 영존하시겠고…주는 여상(如常)하시고 주의 연대는 무궁하리이다”(시102:25-27)라고 찬양하였다. 이러한 하나님의 불변성을 아무런 활동도 하시지 않는다는 부동성(不動性, immobility)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성경의 하나님은 역동적으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항상 활동하신다(사25:1). 그러나 그 역동적 불변성이 하나님의 존재와 본성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하나님은 그의 속성에 있어서 언제나 불변하시다. 인간은 긴장과 충격 등으로 마음의 성향과 사고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언제나 성경에 계시된 바로 그 하나님이시요 영원토록 그러하실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거룩하시며 앞으로도 항상 거룩하실 것이다. 하나님은 의로우시며 이후에도 항상 의로우실 것이다. 하나님은 선하시며 이후에도 항상 선하실 것이다. 하나님은 절대 주권자이시며 앞으로도 항상 절대 주권자이실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성품들 중 그 어느 속성이라도 언제나 영원토록 변함이 없을 것이다(딤후2:13, 약1:17).


 (3) 하나님은 그의 목적들에 있어서 언제나 불변하시다. 인간이 때 따라 목적과 계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기할 수 있는 충분한 통찰력을 갖고 있지 못하며, 또한 목적한 바를 실행하는 능력에 있어서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기 때문에 자신의 목적과 계획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결코 변경하시거나 실패하지 않으신다. 그래서 성경은 “만군의 여호와께서 맹세하여 가라사대 나의 생각한 것이 반드시 되며 나의 경영한 것이 반드시 이루리라”(사14:24, 참조: 시33:11, 사46:9-10, 잠19:21)라고 선언한다. 그런데 성경에 어떤 표현들은 하나님이 변하시는 것처럼 말한다. 하나님께서 니느웨 백성들에 대한 심판의 “뜻을 돌이키사 그들에게 내리리라 말씀하신 재앙을 내리지 아니 하시니라”(욘3:10)고 하였다. 이러한 표현은 인간 편에서의 변화(회개)에 대한 응당한 결과로써 하나님께서 그들을 달리 대하심(용서)을 인간적 화법으로 말한 것이지 하나님의 본질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기온의 변화에 따라 온도계의 수은주가 변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수은의 질량은 항상 동일한 사실과 유사하다. 하나님은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에 있어서는 불변하시나 그것을 이루시는 과정과 방법에 있어서는 변화를 가져오실 수 있는 자유로우신 하나님이시다(창18:22-33, 삿2:18, 삼하24:16, 암7:1-6). 오히려 하나님께서 뜻을 돌이키셨다는 것은 “악에서 돌이키면 내가 그에게 내리기로 생각하였던 재앙에 대하여 뜻을 돌이키겠고”(렘18:8, 참고 욜2:13)라고 약속하신바 그대로 새롭게 행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증거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새로운 행동은 악에서 돌이킨 인간의 변화에 따라 하나님께서 변함없이 약속대로 응답하신 것일 뿐이다.


 (4) 하나님은 그의 언약에 있어서 언제나 불변하시다. 인간은 종종 어려운 상황에서 식언(食言)하기 쉽고 약속을 파기할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영영히 서리라”(사40:8, 참조: 민23:19, 삼상15:29, 히6:17-18)고 하신대로 하나님은 자신의 모든 약속을 굳게 세우실 것이며, 그 어떤 환경도 하나님으로 하여금 하신 말씀들을 취소 또는 수정하도록 설득할 수 없다. 하나님은 호렙산에서 모세가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할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시면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출3:14, “I am that I am"=”나는 나있는 그대로 이다”)하신 것은 300년 전에 너희 조상들에게 한 그 약속(창28:13, 출3:6)을 변함없이 그대로 성취할 언약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를 보내었다고 전하라는 말씀으로써 하나님 자신의 불변성을 증거해 준다. 만일 하나님이 불변하지 않으신다면, 우리의 모든 믿음의 근거는 허물어지기 시작하고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걷잡을 수 없는 혼동에 빠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믿음과 소망 그리고 모든 지식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존재와 성품 그리고 목적과 약속에 있어 절대로 그리고 영원히 불변하심으로 우리의 전적인 신뢰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오직 그 하나님께만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불변성의 진리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을 반역하는 자들에게는 끝없는 불안을 안겨주는 진리이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을 참으로 알고 온전히 의지하는 자들에게는 무한한 위로와 힘을 더하여 주는 진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