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하나님의 예정과 전도의 책임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그런즉 저희가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롬 10:13~15)

앞에서 말해온 바대로 하나님의 예정과 인간의 책임(자유)에 대한 성경적 또는 신앙적 이해를 통하여 이제 우리 마음 가운데 하나님의 주권(예정)과 인간의 의무(책임)를 동시에 병행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신앙적 여지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할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께서 구원받을 자를 미리 정하셨다는 사실과 복음을 전해야 하는 우리의 의무와의 관계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즉 하나님의 예정과 우리의 복음전도의 책임을 인간적인 논리로서 이해하기 전에 하나님이 명하신 두 계시의 사실을 신앙으로 받아들여, 예정과 전도의 관계 속에 있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뜻)를 깨닫도록 해야 한다. 결론을 미리 말한다면 하나님의 예정에 대한 교리는 전도의 책임을 뒷받침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도의 확실성을 복장함으로써 모든 전도자들의 헌신을 강하게 격력하고 있다.

 

(1) 하나님의 예정은 복음전도의 책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어느 한 사람을 영원 전부터 선택하시고 구원하시기로 계획하신 그 예정 속에는 언제 누구를 보내어 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심으로 그를 구원의 은혜 안에 들어오게 하실 것인지도 포함되어 있다. 복음을 전파하는 자가 없이는 복음을 들을 수 없고 복음을 듣지 않고는 믿을 수 없다는 것(롬 10:12이하)이 죄인들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이다.

따라서 한 사람의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예정(선택)이 실현되어지는 실재적 과정에 있어 하나님이 정하신 바대로 우리의 복음전파는 절대 불가결한 고리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만일 하나님께서 나를 통하여 그를 부르기로 예정하셨다면 그의 구원에 있어 나의 복음전도는 필수적이요 그것은 나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로 선택하신 사람들을 우리가 미리 다 알 수 있다면 우리의 전도가 확실해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선택받지 않은 사람들의 정체와 신원에 대한 문제는 우리가 미리 확정적으로 알 수 없는 하나님의 비밀에 속한 일이다. 사실 그들이 누구인지를 우리는 모르고 알 수도 없으며 알려고 애쓰며 추측하는 것도 불경하며 무익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전도하기를 망설이지 말아야 할 것은 선택을 믿는다 할지라도 “너희는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눅 13:15)는 회개의 복음을 전해야할 절박한 사명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의 모든 선행이 결과를 분명히 모른다고 해서(선행의 결과적 인정 여부를 의심해서)마땅히 행해야 할 그 선을 행하지 않는 것도 잘못이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의 구원역사의 실현을 기대하면서 오직 믿음으로 우리의 사랑은 우리의 모든 이웃에게 최선을 다해 보여 주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자들 중에 선택받지 못한 자가 있을 것을 우려하기보다는 그들 중에 분명히 하나님이 선택하신 자들이 있다고 믿을 때 우리의 전도는 더욱 절박하고 더욱 폭넓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2) 하나님의 예정은 복음전도의 확실성을 보장해 준다. 우리가 계속 전도하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님께서 미리 구원하시기로 선택하신 분들이 틀림없이 있다고 하는 사실은 우리의 힘든 전도활동을 계속 의미있게 하고 결국은 우리의 전도가 성공적인 결심을 맺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진정한 확실성을 심어 준다.

만일 우리가 인간 구원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영원한 선택과 주권적 은혜에 의한 것임을 믿지 않는다면(우리 자신의 인간적인 기획과 노력과 설득에 의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사탄이 우리가 전도하려고 하는 사람을 믿지 못하도록 방해함으로 우리의 전도가 힘들어지고 계속적인 거부에 직면할 때 우리는 쉽게 좌절하고 그 전도를 포기하고 말 것이다. 전도가 힘들다고 느껴 전도자로 하여금 무력감 속에서 자포자기 하게 하거나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를 믿고 계속 헌신하기보다는 새로운 인간적인 기획과 방법에만 의존하게 하는 것은 사탄의 계략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을 구원하시기로 영원 전부터 선택하셨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때에 그들의 마음을 돌이키사 구원하실 것을 믿을 때 비로소 우리는 힘든 전도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을 확신하고 힘차게 계속 복음을 전하는 일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선택(예정)의 교리에 기초한 이러한 확신은 우리의 전도를 담대하게 해준다. 계속적인 거부와 핍박가운데서도 우리는 굴하지 않게 된다. 그런 반대는 죄와 사탄의 노예된 사람들의 당연한 반응에 불과한 것이다. 그토록 완강하였던 복음의 핍박자 사울이 거꾸러져서 위대한 사도 바울로 거듭나게 된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를 믿고 의지하면서 담대히 그리고 끝까지 인내하며 복음을 전해야 한다.

우리가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전도의 즉각적인 반응과 효과를 얻지 못할 때 조바심을 느끼고 의기소침하며 계속적인 전도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전도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단순히 물질과 시간의 낭비라고 생각하고 계속적인 전도의 노력을 포기한다면, 그것은 곧 사탄의 계략을 따라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가로막는 큰 잘못이다. 더 많은 헌신과 충성, 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단 한 번의 전도에 관한 설교와 대화로 모든 사람의 마음을 돌이킬 수 있고 또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로 어리석은 판단이다. 우주보다 귀한 한 생명의 새로운 탄생을 위한 엄청난 해산의 고통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에는 진정 우리 이상의 힘과 도우심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인간구원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운 주권(선택)에 있음을 믿는 전도자는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증거가 능력 있고 효과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우리가 우리의 책임을 다할 때 하나님께서 그들의 마음 문을 여시고 새 생명을 주시도록,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게 된다.

이처럼 선택(예정)교리는 전도할 때 인간적인 기획, 재능, 기술, 지혜, 설득력에만 의지함으로 전도가 실패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나님을 바라보며 의지하도록 해 준다. 그리고 하나님의 예정(주권적 선택)은 우리의 복음전도를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도의 확실성을 보장함으로서 전도자로 하여금 하나님을 의지하는 가운데 인내하며 담대하고 힘 있게 복음을 전하도록 한다. 우리는 이 신앙으로 우리 주님 오실 그 날까지 하나님의 구원사역을 위한 이 영광스러운 전도자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