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교회의 사역(4) : 증거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행 1:8)

 

교회의 사명은 무엇보다 땅 끝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 (헬:marturia)하여 모든 족속을 회개와 새 삶에 부르는 것이다. 복음 전파는 제자들에게 주신 예수님의 마지막 교훈과 명령의 핵심이었으며(마 28:19~20) 제자들과 교회가 계속 존재해야 할 이유였다.(행 1:8). 신약교회의 역사를 기록한 사도행전의 중심 테마가 복음 증거를 통한 예루살렘, 유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까지의 연속적인 확장이라는 사실은 참된 교회의 모습을 보여 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행 1:8, 6:8 이하, 7:8:, 10:34~48, 11:19~26, 13:1 이하). 이러한 복음 증거의 사역에 충실할 때 오늘 우리 교회도 영적으로 초대교회를 계승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동기는 주님의 지상명령이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고 사랑하는 제자들은 그가 명하신 모든 것을 그대로 실행해야 했다.(요 14:15, 15:14). 따라서 복음을 전파하는 것은 제자들이 취사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주님의 지상명령으로서 그들의 전 생애에 있어 핵심적인 과업이었다. 보냄을 받은 제자들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소유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모든 족속에게 가서 증거할 수 있는 권위와 그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성령의 권능을 부여받았고(마 28:18, 행 1:8), 그 주님께서 영적으로 세상 끝날 까지 그들과 항상 함께 하실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마 28:20).

 

모든 권세와 권능을 가지신 그리스도께서 오늘날도 언제 어디서나 우리가 그의 복음을 들고 나아갈 때 우리를 축복하시기 위해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다. 교회가 복음을 증거하는 가장 강한 동기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이를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고후 5:14)고 하였다. 주님은 오늘도 교회를 통하여 사람들을 사랑하시며, 또한 주님의 그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복음을 필요로 하는 모든 자들에게 다가가 그들과 신령한 연합을 이루도록 하신다.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또 다른 동기는 하나님의 진노로 인한 무서운 심판으로부터 “잃어버린 양떼”(렘 50:6)를 시급히 구원하기 위함이다. “그리스도밖에 있었고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라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 외인이요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엡 2:1~2)들에게 하늘로 좇아 나타나는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롬 1:18, 계 20:11~15)로부터 그들이 벗어나도록 해야하는 긴박한 필요성 때문에 우리는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임이로라”(고전 9:16)고 단언했다. 이러한 복음 증거의 심각한 필요에 대한 깊은 인식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우리들 모두로 하여금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복음을 널리, 지혜롭고도 효율적으로 증거하도록 한다.

 

‘마르투리아’(증거)는 법적인 관계에서 구두로 변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우리의 삶과 행위를 통해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있으나 예수님께서 교회에 기본적으로 부여하신 임무는 ‘구두증언’ (선언)을 말한다. 사도 바울도 복음전파에 대해서 말할 때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 10:14,17)라고 하였다. 그리고 증거의 직접적인 관심과 내용은 그리스도의 복음 즉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구원 사역이 무엇이냐 하는 데 주어져야 한다. 바울은 자신이 전한 복음의 내용은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내가 받은 것을 먼저 너희에게 전하였노니 이는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장사 지낸바 되었다가 성경대로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사… 내게도 보이셨느니라”(고전 15:3~8, 참고: 롬 1:3~4, 딤후 2:8). 바울의 견해에 의하면 예수 그리스도가 곧 복음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따라서 바울은 여러 곳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였다(롬 15:19, 고전 9:12, 갈 1:7, 빌 1:27 등). 유감스럽게도 증거는 때로 어떤 사람이 개인적으로 어떻게 믿음을 갖게 되었는지 간증하는 것과 동일시 된다.

그러나 복음 증거의 핵심은 사람들이 오직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함으로써 그들이 그의 구원 사역과 만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세상에 참된 기쁨과 평안과 소망, 그리고 영생의 축복은 가져다준다. 복음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 어느 때나 구원에 이르는 오직 한 길이기 때문에, 교회는 그 복음을 보존하고 전파하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교회의 사명을 등한시할 때 교회는 생명력을 상실하고 결국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