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그리스도의 부활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가운데서 부활하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 (롬 1:4)

 

 

  그리스도의 부활을 부인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적인 내용과 알맹이를 제거하는 것과 같다(고전 15:14). 이 때문에 그리스도의 부활은 끊임없이 공격을 받아왔다. 그러나 빈 무덤의 사실과 수많은 목격자들의 증언, 그리고 제자들의 놀라운 변화는 예수 부활의 확실성을 분명히 증거해 주고 있다. 만일 그 부활의 역사적 사실성이 무너졌더라면 2천년 동안이나 그토록 순교를 무릅쓰고 복음을 수호하고 선포할 기독교 공동체란 결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예수께서 죽음에 직면했던 당시의 상황을 되새겨볼 때 부활이야말로 제자들의 그 놀라운 확신과 변화 그리고 교회 탄생의 가장 신뢰할 만한 이유와 설명이 된다. 지난 교회사 중에 나타난 그 엄청난 공격과 박해 속에서도 교회는 여전히 세상에 굳게 서 있으며 온 세상에 그리스도를 더욱 힘있게 전파하고 있다.

 

 예수의 부활은 단순한 육체적 생명의 회복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인성의 영화로운 변화였다(눅 24:31,36). 그것은 원래 몸의 창조적 갱신이며 다시 죽지 아니하는 영화로운 몸으로 부활하신 것이다(빌 3:21, 히 7:16,24). 지금 천국에 있는 하나님의 아들은 여전히 그 몸안에서 그리고 영원히 그 몸을 통하여 살아 계신다. 또한 예수의 부활은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확실한 증거이기도 하다(롬 1:4). 구약에서 생명을 부여하는 것은 하나님의 특권이었다( 창 2:7, 삼상 2:6).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을 생명의 시여자로 주장하셨으며(요 5:21, 11:25) 죽음에서 부활하심으로써 그것을 확증해 보여주셨다(고전 15:45).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사역에 있어 부활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보자.

  (1) 부활은 그리스도의 제사장적 사역을 완성한다. 그리스도의 제사장적 중보사역은 우리에게 의와 하나님과의 화목과 죄의 권세로부터의 자유를 주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시고 하나님의 형벌의 심판과 진노를 당하신 사건에 집약되어 있다. 부활 사건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께서 그의 아들의 이러한 제사장적 사역에 대해 '아멘'(Amen)을 공포하시고 (고후 1:20), 또한 그것을 유효하게 만드셨다. 진정한 구속이 성취되었으며, 따라서 의와 화목과 자유가 죄인들에게 주어졌다(롬 4:25).

 더욱이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혈과 육에 속한 연약한 인간을 저주와 진노와 모든 악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시고 도리어 견실하게 하셨다. 바로 여기에서 심판의 저주가 미치지 못하는 은혜 안에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롬 8:33 이하).

  (2) 부활은 그리스도의 왕적 사역을 나타낸다. 십자가상에서 예수는 인류의 오랜 적들 곧 죄와 죽음과 어두움의 세력에 직면하셨다. 그의 부활은 바로 이 세가지 적에 대한 승리를 선포한다. 그는 죄와 어두움의 권세를 정복하였으며 (히 9:28, 엡 1:20 이하), 또한 죽음에 대한 승리를 보여주시고 (행 2:24, 고전 15:54~57) 심지어 죽음 자체를 파멸시키셨다(딤후 1:10). 부활하신 예수는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를 무너뜨리려는 모든 도전에 대한 하나님의 승리의 증거이며, 따라서 하나님의 나라의 확립을 입증해 준다.

  (3) 부활은 그리스도의 미래의 통치에 대한 약속을 구현하는 사건이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를 만났을 때 그들은 문자 그대로 세상의 종말을 바라보고 있었다. 즉 의의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를 통해 실현될 하나님의 궁극적 승리를 확신하며 바라볼 수 있었다( 사 65:17~25, 벧후 3:13, 계 21~22장). 바울은 그리스도의 부활의 승리를 그의 궁극적 승리와 재림과 '마지막 때'의 만물에 대한 가시적 심판과 통치에 연관시켰다(고전 15:20~25). 죄는 십자가에서 승리의 나팔을 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부활에서 승리의 팡파레를 울리셨다. 그리스도는 "자기를 단번에 제사로 드려 죄를 없게 하시려고 세상 끝에 나타나셨느니라...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히 9:26~27)라고 하였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는 그의 영광의 재림 때 있을 죽은 자들에 대한 수확의 "첫 열매"로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신자들의 부활생명의 근거가 되신다(요 11:25~26, 롬 6장, 엡 1:18~2:10, 골 2:9~15, 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