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그리스도의 죽으심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 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깉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 곧 이 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를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 (롬 3:23~26)

 

 

 

  사도 바울이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으신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 것도 알기를 원치 아니한다고 선언한 것은 기독교에서 십자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루터도 기독교를 십자가의 신앙이라고 불렀다. 오늘날 십자가는 기독교의 보편적 상징이 되었다. 그러면 십자가에서 그리스도께서 죽으심으로 실제로 성취된 일이 무엇인가?

 (1) 그리스도의 죽음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진정시킴으로써 하나님과 자기 백성들과의 화해(propitiation)를 이룩하셨다. 성경은 죄를 미워하시는 하나님의 의로우신 진노와 형벌을 말한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범죄 하여 하나님의 면전에 설 수 없게 되고, 또한 하나님의 거룩한 진노 아래 놓이게 되었다(렘 44:4, 합 1:13, 시 5:4~6, 롬 1:18, 2:59).

 그러나 하나님은 동시에 자신의 그 놀라운 사랑으로 죄에 대한 자신의 진노를 피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셨다. 이것은 먼저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구약의 희생제사 제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그 대표자였던 대제사장을 통하여 해마다 속죄의 날에 자신들의 "생명을 위하여"(레 17:11) 제물의 피를 취하여 유대 성전의 지성소 안에 있는 언약궤의 속죄소 위에 뿌리는 희생제사를 통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잠재울 수 있었다. 하나님은 백성들의 죄값을 지불하는 화목제물의 피를 근거로 하여 진노를 은혜로 바꾸신 것이다. 이러한 구약의 희생제사는 신약의 '화목제물' (롬 3:25, 히 9:5, 요일 2:2, 4:10)로 세우심을 받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적 죽음을 예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신약은 그리스도의 죽음의 의미를 구약의 희생제사에 비추어 다각도로 설명하고 있다(고전 5:6~8, 출 12:1~12/ 롬 8:3, 레 5:6 이하 / 히 9:1 이하, 레 16: / 막 14:24, 출 24:8). 우리의 모든 죄를 위한 그리스도의 완전한 희생의 죽음으로써 하나님의 진노는 누그러졌고 하나님과 우리는 화목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제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히 우리를 호의와 자비로 대하실 것이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진노를 피할 수 있는 길을 하나님께서 역시 스스로 마련해 주셨다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고후 5:19)하고 말씀하신 바대로 하나님 자신이 친히 우리의 죄에 대한 자신의 진노를 스스로 달래신 것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진노를 스스로 자신의 거룩하고 영원한 가슴에 떠맡으시는 바로 하나님 자신이시다(럼5:8, 8:3,32). 화해의 주체가 바로 하나님 자신이시라는 사실은 실로 놀랍고 신비로운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잘 말해 준다.

 

 (2) 그리스도의 죽음은 자기 백성들을 죄의 노예상태로부터 자유롭게 하시기 위한 구속(redemption)을 완성하였다. 그리스도는 자신의 죽음을 '속전' (贖錢, ransom) 을 지불하기 위한 것으로 보셨다( 딤전 2:6, 마 20:28, 막 10:45). 그 속전의 의미는 자신의 생명을 대속물(代贖物) 또는 배상으로 지불하여 교환하므로 우리를 죄의 노예된 신분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신다는 것이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의 생명을 드린 속전의 희생제물 즉 대속의 희생제물로서 죽으신 것이다(히 9:6~15, 10:5~18).

 

 하나님을 떠난 우리는 호세아의 아내 고멜처럼 죄의 경매대 위에서 팔린 노예였다. 그러나 우리의 신실한 신랑이자 사랑하시는 예수께서는 우리를 값을 주고 다시 사시기 위해 바로 자신의 피를 제시하셨다. 이보다 더 높은 값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완전한 소유가 되었다. 그는 우리에게 새로운 의의 옷을 입히시고 우리에게 "너는 나와 함께 지내고 다른 남자를 좇지 말라. 나도 네게 그러하리라" (호3:3)고 말씀하셨다. 이 놀라운 구속의 사랑으로 우리는 죄와 율법의 학정 그리고 그 권세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이 영원한 자유를 주심은 이제 "다시는 종의 멍에"(갈 5:1)를 메지 않게 하심이요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고전 6:19~20)을 돌리게 하심이라고 하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우리도 주님을 위해 온전히 우리 자신을 드려야 한다.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이루신 그 놀라운 화해와 구속의 사역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이 오늘 나의 그 모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