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계명 : 탐내지 말라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지니라

(출 10:17)

 

  제10계명은 모든 범죄의 외적 행위로 이끄는 악한 마음의 내적 동기와 욕망을 정죄하고 있다. 탐심은 무릇 모든 악의 근원이 된다. 야고보는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 1:15)고 하였으며, 바울도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골3:5)고 하였다. 탐심에 사로잡히는 순간에 탐욕의 대상이 되는 그 사물은 이미 우리의 삶은 지배하는 우상으로 군림하여 사실상 우리를 다른 모든 계명을 범하도록 한다.

 

  이것은 다윗의 탐욕(제10계명)이 밧세바를 취하여(제8계명) 임신케 하고(제7계명) 마침내 그녀의 남편 우리아까지 살해하도록(제6계명) 만들었던 사실(삼하11장)에 잘 나타났다. 나봇의 포도원을 탐내었던 아합(왕상21장)과 물질적 탐욕에 사로잡혔던 아간(수7:21)과 가룟 유다(요12:6, 마26:14~16, 27:3~5)도 같은 길을 걸었던 자들이다. 이처럼 제10계명이 금하는 탐욕은 이웃에 대한 모든 행악의 근원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 제10계명을 다른 모든 계명의 제일 마지막에 두신 것은 우리를 사랑하는 하나님의 거룩한 지혜이다. 왜냐하면 이 계명이야말로 나머지 모든 계명을 차례로 위배케 하는 시험으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여 주는 최상의 울타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웃을 향한 말과 행동에 있어서 모든 가시적인 죄의 뿌리가 되는 이러한 탐욕을 처음부터 단호히 주시하여 증오하고 철저하게 억제해야 한다. 만일 우리 영혼 속에 숨어 있는 이 은밀한 욕망을 방관하고 그대로 묵과한다면, 얼마 후 우리는 이미 울타리를 넘어 길을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음속에서 일단 형상화된 악의 싹은 신속하게도 우리의 온 영혼을 오염시키고, 마침내 그 모든 욕망을 구체적으로 의지화시켜 기회만 주어지면 당장 실제화 하도록 우리를 사정없이 몰아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항상 하나님 앞에서 순결하고 신실하게 설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면서 항상 참된 만족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지니라”는 명령은 자족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계명적인 요구로 이해할 수 있다. 사실상 모든 탐심은 불만에서 시작한다. 일단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기의 몫에 만족하지 못할 때 우리는 그 순간 수많은 다른 죄의 유혹에 직면하게 된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많은 대중매체가 상대적 빈곤이라는 불만을 우리 안에 항상 주입시키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들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하며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하면서(마6:33) 사도 바울처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라”(빌4:11~13)고 간증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이 마지막 계명 앞에서, 우리가 우리 자신만을 바라볼 때는 항상 절망할 수밖에 없지만, 이 계명의 완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매일 그 주님만 의지하고 살아간다면 이제 우리도 이 계명을 보다 온전히 지켜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