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현실정치 참여는 비현실

손봉호 교수, “기독교 정치 오히려 재앙”

2008년 10월 31일 (금) 00:40:19 임재현 기자 jh@allthatnews.co.kr

 

   
고신대학교 석좌교수 손봉호

권력을 누리고 행사하는 현실정치는 한국교회에 적합한 정치활동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개혁주의학술원이 30일 개최한 제3회 종교개혁기념학술세미나에서 고신대학교 손봉호 석좌교수는 “기독교 정치는 스스로를 낮추고 희생하여 국민을 섬기는 것을 그 특징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손봉호 교수는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에 대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실제 정치권력을 행사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손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까지 기독교인이 정치에 참여해서 그들이 하나님께 영광 돌린 경우는 전혀 없었다”며 “이 때문에 교회에 이익이 아닌 큰 재앙이 되고 있고, 지금도 그런 상황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기독교 정치가가 어느 정도 열매를 거두려면 정치적 능력과 신앙적, 도덕적 자질을 다 같이 갖추어야 할 것”이라며 “불행히 한국교회는 그런 정치인을 양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손 교수는 기독교 정치인의 자질 외에 실제 정치에 도사리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한국교회의 정치참여를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인으로서 양심을 지키는 정당한 방법으로는 권력을 잡기 어려운 사회현실, 선거에서 능력 보다는 지연·혈연 등을 중시하는 풍토 또한 기독교가 정치권력을 잡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직접 권력 행사가 아니라 권력의 남용, 부패 막음으로 정의가 이뤄지면 그것도 정치참여가 될 수 있다”면서 정부 비판과 견제 기능을 수행하는 기독교 시민운동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임재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