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학술원이 고신대학교 대학교회에서 제16회 칼빈학술세미나를 ‘교회의 분리주의에 대한 존 오웬의 새로운 모색’이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개혁주의학술원 제공
개혁주의학술원(원장 황대우)이 4월 30일 오후 고신대학교 대학교회에서 제16회 칼빈학술세미나를 ‘교회의 분리주의에 대한 존 오웬의 새로운 모색’이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이성호 박사(고려신학대학원 역사신학 교수)가 발제했다. 이 박사는 “종교개혁은 의도치 않은 교회의 분열을 초래했으며, 초기에는 교리적 문제(이신칭의, 성찬론 등)가 중심 이슈였다. ‘교회가 어떻게 하나인가’보다 ‘어느 교회가 참된 교회인가’가 논쟁의 중심이었으며, 벨직신앙고백서는 이에 대해 권위 있는 답을 제시하고 있다. 참 교회의 표지는 복음의 순수한 선포, 성례의 올바른 시행, 신실한 권징 등 세 가지가 있다”고 했다.
이성호 박사가 ‘교회의 분리주의에 대한 존 오웬의 새로운 모색’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개혁주의학술원 제공
그는 “잉글랜드 교회는 상대적으로 교리 일치가 있었고, 분쟁은 주로 예배 방식과 교회 정치(공동기도서, 주교제)를 둘러싼 문제였다. 청교도들은 종교개혁 전통에 따라 삶의 거룩함, 예배와 직분의 개혁을 강조했지만 엘리자베스 여왕에 의해 억압받았다. 이에 일부는 완전히 분리되어 자신들만의 교회를 세웠고, 이들은 ‘브라운주의자(Brownists)’ 또는 ‘분리주의자(Separatists)’로 불렸다. 반면 다수 청교도들은 국교회 내에 남아 개혁을 시도하였고, 심지어 미국에 정착한 후에도 자신들을 잉글랜드 교회와 분리된 집단이라 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분리주의에 대한 신학적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교파 간 서로를 ‘분리주의자’로 비판하면서 교회론이 중요한 신학적 논쟁 주제가 되었다. 대부분의 개혁파 교회는 로마 교황권을 거부하면서도 국가와의 협력을 유지했다. 잉글랜드에서는 수장령(1534)을 통해 왕이 교회의 ‘최고 머리’로 등극하여 주교제와 공동기도서로 하나됨을 유지하려 했다. 이에 반대한 비강식파(non-Conformists)는 예전의 자유를 주장하며 분열을 야기한 주체로 몰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웬은 단순한 분열 혹은 독립의 행위를 ‘분리주의’로 보는 기존 시각을 넘어서, 성경적 근거에 기반하여 교회의 참된 일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그는 회중교회주의 입장에서 성경의 권위, 양심의 자유, 진정한 예배가 교회의 일치보다 더 근본적인 요소라고 보았고, 그 결과 기존의 ‘하나된 교회’라는 명제에 대해 신학적 재정의를 시도했다”며 “존 오웬은 <분파에 대하여>에서 회중교회파를 변호하며, 자신들이 분파자들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자 했다. 그는 전통적 정의인 ‘명분 없는 분리’를 반박하고, 회중교회가 기존 국교회로부터 분리된 것이 분파가 아님을 논증했다. 이를 위해 오웬은 분리주의자와 분파자라는 용어의 정의 자체를 재설정해야 했다. 그는 진리를 위해서라도 분파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보았고, 올바른 개념 규정 없이는 논쟁의 해결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이성호 박사는 “오웬은 ‘분파’(schism)와 ‘분리’(separation)를 구별하며, 전자는 본질적으로 죄지만 후자는 상황에 따라 죄가 아닐 수도 있다고 보았다. 그는 성경적 기준에 따라 정당한 분리는 가능하나, 정당한 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분파는 교회 내부의 분쟁을 의미하며, 그 자체로 교회 간 분리와는 무관한 개념임을 강조하였다. 분리는 때때로 의무가 될 수도 있으며, 반드시 분파로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웬은 고린도전서에 나타난 ‘분파’ 개념이 모두 개체 교회 내의 분쟁에 관한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고린도 교회의 문제는 교회 내 구성원 간의 분쟁이지, 교회들 간의 갈등이나 새로운 교회 설립과는 관련이 없었다. 이는 회중교회론적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교회의 참된 단위는 개체 교회이며, 분파는 오직 그 내부의 갈등에서 발생한다고 본 것”이라며 “오웬은 회중교회가 분파주의가 아님을 증명하는 동시에 로마 교회야말로 진정한 분파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로마 교회는 외적으로 일치를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심각한 내분과 갈등이 존재한다고 본 것이다. 오히려 개별 회중교회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평화롭게 예배하고 사랑으로 연합하고 있는 모습이 교회의 참된 일치를 반영한다는 것이 오웬의 논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웬은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초기 교부 클레멘트를 인용하였다. 클레멘트 역시 고린도교회의 문제를 개체 교회 내부의 분쟁으로 이해했으며, 이는 오웬의 입장과 일치한다. 반면 장로교계의 다니엘 코드리는 오웬의 해석이 지나치게 성경 본문에 의존한 ‘부정의 방식’이라 비판했다. 그는 교회 내 분쟁이 실제로 교회 분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질상 동일한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끝으로 이 박사는 “오웬은 불가시적 가톨릭 교회를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들의 공동체’로 보며, 이 교회로부터의 분리는 단지 성령을 상실할 때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회중교회가 국교회에서 분리되었더라도, 그것은 불가시적 교회에서의 분리가 아니며 본질적으로 분파가 아니다. 이는 오웬이 회중교회주의를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려는 핵심 근거가 된다”고 했다.
[출처] 기독교 일간지 신문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46632#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