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그리스도인과 국가
각 사람은 위에 이쓴 권세들에게 굴복하라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의 정하신 바라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리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림이니 거스리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
(롬 13:1~2)
국가는 하나님께서 인간 타락의 결과인 죄와 악을 억제하고 공공의 질서를 유지함으로써 교회와 하나님의 배성들의 자유를 보호하고 안전을 확립하기 위해 세우신 것이다. 이처럼 국가는 하나님의 거룩한 섭리와 일반은총에 의한 것으로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이 드러나야 할 신적 기관이다.
사도 바울은 모든 국가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것이며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라고 하였다(롭 13:1~7). 성경이 말하는 국가의 주권은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절대 주권자이신 하나님께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그 국가의 통치자는 하나님으로부터 권위를 위임받아 하나님을 대신하여 하나님의 일을 수행하는 하나님의 사역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국가의 권위와 통치에 순종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를 가진다. 그러나 통치자와 백성 모두가 한 분 하나님의 주권과 법 아래에 있고, 사람보다는 하나님께 항상 우선적으로 순종해야 한다(행 5:29).
우리는 ‘정교분리’ 사상을 흔히 국가와 교회의 이원론적 분권사상으로 잘못 이해해 왔다. 물론 두 기관이 각자의 영역과 고유한 주권을 부여받았지만, 다같이 한 분 하나님의 주건아래 있으며 또한 함께 한 분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하기 때문에 상호 간에 이원론적인 완전분리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기억해야 할 것은 교회와 국가는 어떤 의미에서도 일원론적인 동일체가 되어서도 안된다. 소위 ‘신정국가’(국가 종교)의 형태로 두 기관의 고유한 기능이 홉합되거나 동일시되면 새로운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교회는 국가의 정치적 대리기관이 될 수 없으며 국가가 교회의 종교적 도구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한 기관이 기득권 유지를 위하여 다른 한 기관을 지배하려하거나 또는 일방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교회와 국가의 바람직한 관계는 한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는 두 기관으로서 각자의 고유한 기능과 권위가 인정되고 각자의 주권 영역이 상호침해를 받지 않는 상태에서 함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서로 봉사하는 연합의 관계(일원론적 이원화)라고 할 수 있다.
국가의 임무는 하나님을 대리하는 신적 기관으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옹호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가 순수한 복음을 선포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교회의 예배가 방하를 받지 않도록 외적인 보호를 해 주어야 한다. 반면에 교회는 국가의 정당한 명령(법)에 순종해야 하며 위정자들을 위하여 기도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딤전 2:1~4, 벧전 2:13~14). 그리고 국가와 민족을 위한 선지자적 증거와 제사장적 봉사를 통하여 나라의 유익과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물론 제도적 교회가 직접적으로 정치 세력화되어 정치활동에 참여 할 수는 없으나, 개인 그리스도인들이 건전한 정치적인 활동에 직적 참여하여 국가 발전과 사회 변혁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어떤 정치 이념의 종이 되어서는 안되며 항상 하나님의 백성의 신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칼빈은 국가와 통치자가 비록 악하다 할지라도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정하신 목표와 주권적 통치에 대한 신앙으로 정부에 대하여 최대한 순종할 것을 강조하였다. 위정자는 하나님의 주권과 허락 하에서만 그 권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폭군일지라도 그의 권력행사가 국민의 죄를 벌하시는 하나님의 진노를 수행하는 도구일 수 도있다. 이 경우에 신자들은 회개와, 사용 후에는 버리실 그 고통의 채찍을 속히 제거해 주시도록 기도해야 한다. 그러나 종교와 신앙의 문제에 대한 악한 정부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언제나 합법적인 저항이 가능하다. 특히 하나님께 대한 예배를 금하거나 하나님의 주권이 적접적으로 침해를 당하는 경우에 그 저항은 권리일 뿐만 아니라 분명한 의무이기도 한 것이다(호 5:11, 단 6:22). 하나님의 권위에 대한 순종이 항상 다른 모든 순종에 우선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