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제5계명 : 네 부모를 공경하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출 20:12)

 

십계명은 단순한 “율법”을 말하기보다는 온전한 “사랑”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처음 네 계명은 하나님 사랑을 가르치고, 나머지 여섯 계명은 이웃 사랑을 가르친다. 이러한 십계명의 두 부분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처음 네 계명을 성실히 지킨다면, 그 다음 여섯 계명들을 지키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계명이 말하는 “부모”는 기본적으로 가정의 육적인 부모를 가리키지만, 그 부모 공경의 대상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모든 권위자들에게도 적용된다. 성경에 “아버지”라는 명칭은 왕(삼상 24:11, 사 49:23)과 주인(왕하 5:13), 그리고 복음의 사역자들(왕하 2:12, 갈 4:19)에게도 적용되었다. 그 분들을 그러한 위치에 있도록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없이는 그러한 권위들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분들의 권위에 순종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권위에 순종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부모를 공경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권위자들도 공경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고 존경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우리가 세상에 태어날 때 제일 먼저 만나는 부모님부터 존경하고 순종하며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자녀에게 부모를 공경하고 순종하도록 가르치지 않으면, 훗날 그들이 정당한 권위를 부여받은 대상도 반역하게 될 것이다.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스승과 영적 지도자 그리고 올바른 관리와 통치자들도 공경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자신을 낳고 길러주신 부모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하나님께도 그렇게 할 것이다.

 

성경은 부모를 공경해야 할 자녀의 책임과 자녀를 양육해야 할 부모의 책임을 다같이 강조하고 있다. 구약성경에서는 부모를 멸시하는 일은 심각한 죄로 되어 있다. 부모를 저주하는 자는 사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고(출 21:17, 레 20:9), 함은 독한 포도주에 취하여 잠을 자던 아버지를 모욕하였다는 이유에서 형벌을 받았다(창 9:20~27). 신약 성경에서 예수님은 부모 공경에 대한 은혜로우신 모범을 친히 우리에게 보여 주셨고(눅 2:51), 또한 부모님을 궁핍한 데 내버려두어 이 계명을 어기면서도 여전히 이 계명을 지켰다고 주장하는 바리새인들을 혹평하셨다(마 15:3~9). 그리고 또 신약성경은 부모에게 불순종하는 것을 타락과 변절을 나타내는 것으로 규정하였다(롬 1:30, 딤후 3:2).

 

다른 한 편에서 볼 때, 성경이 자녀들에게 부모를 공경하라고 권고하는 그 이면에는 부모들에게도 그와 똑같은 진지한 말씀을 던지고 있다. 그들은 자녀들이 존경할 수 있는 그런 부모가 되어야 한다. 물론 자녀는 보모를 항상 존중해야 한다. 즉 그들에게서 부족함을 발견하더라도 여전히 존경해야 한다. 어떤 경우, 자녀들은 존경할 만하지 못한 이들, 예를 들어 주정뱅이나 방탕하고 무책임한 부모를 마음껏 공경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도 사랑으로 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경건과 사랑과 성실과 지혜를 가진 부모는 자녀들이 정성을 다해 공경할 수 있을 것이므로, 제5계명은 부모된 이들이 그와 같은 부모가 되라고 권고한다고도 할 수 있다.

 

제5계명은 국가의 통치자들도 하나님의 대리인과 사자로서 하나님으로부터 그 권위를 부여받은 자들(잠 8:15)이기 때문에, 그들을 최대한 존경하고 따라야 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전 10:20, 롬 13:1 이하, 행 23:5, 벧전 2:13~14). 또한 동일한 원리를 따라 종들도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성실한 마음으로 주인에게 순종하고 충성할 것을 명령하고 있으며(골 3:22, 딛 2:9~10, 벧전 2:18~20), 교회의 영적 지도자들에게도 순종하고 존경할 것을 교훈하고 있다(히 13:17, 눅 10:16, 딤전 5:17, 갈 6:6, 대하 36:16). 물론 이 모든 권위에 대한 순종이 하나님의 권위에 대한 순종보다 앞설 수는 없으나 우리는 항상 주님께 하듯이 그들을 공경해야 한다.

 

하나님은 이 계명을 잘 지키는 사람들에게 땅에 장수 즉 세상에서 형통과 행복을 약속하셨다. 그러나 예수님 외에는 그 누가 이 계명을 온전히 지켰다고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이 계명을 지키도록 노력하고, 또 이 계명을 온전히 지키지 못할 때마다 그리스도의 긍휼을 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은 은혜로 우리에게 약속하신 생명을 영원토록 보장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