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둘째간구

“나라이 임하옵시며”

 

 

 

이것들을 증거하신 이가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계 22:20)

 

 

“나라이 임하옵시며”(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옵소서) 라는 주기도는 하나님의 뜻의 실현 즉 하나님의 주권적인 통치가 ‘지금 그리고 여기’(here and now)에서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기도이며, 동시에 미래에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그 날에 심판의 주로 다시 오셔서 그 하나님의 왕적인 통치를 최종적으로 완성해 주실 것을 열망하는 기도이기도 하다.

주기도문의 “나라이 임하옵시며”라는 기도는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와 "뜻이 이루어지이다“라는 두 기도와 연관되어 나타난다. 이것은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를 대망하여 기도하는 사람에게 두 가지를 의미한다. 먼저 온 세상과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도록 즉 하나님의 주권이 높이 드러나도록 해야 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하나님의 나라를 대망하는 자는 자신의 뜻을 포기하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처럼 하나님의 나라의 임재는 하나님의 주권과 뜻의 완전한 실현을 의미한다.

이 하나님의 나라는 나에게서부터 온전히 임하여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 주님이 오셔서 나를 다스리시고, 인도하시며, 붙드시고, 내 영혼과 내 생각을 온전히 지배하실 때 나의 모든 삶 속에는 하나님의 주권과 그 뜻이 완전히 실현되어 비로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될 것이다. 오늘도 우리의 전도와 선교를 통하여 이 하나님의 나라는 쉴새없이 그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 특히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선하신 통치를 즐거워하며 함께 살아가는 중생한 성도들이 모인 오늘 교회 중에 나타나 있다. 이처럼 오늘 우리의 심령과 생활 속에 그리고 교회 속에 하나님의 주권과 그의 뜻이 온전히 실현될 때, 우리는 약속된 그 나라의 풍성한 은혜와 능력을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함께 향유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놀라운 은혜를 함께 누리기 위해 열심히 이 기도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주권과 뜻이 아직은 이 땅에서 완전하게 실현되지는 않기 때문에 우리의 이 기도는 동시에 그 모든 것이 종말에 최종적으로 완성될 것을 열망하는 기도이기도 하다. 주님께서 영광의 재림으로 이 땅에 오시는 그 날에 우리는 마침내 하나님의 나라의 완전한 실현을 보게 될 것이다. 그 날에 이 땅의 모든 죄의 횡포는 질그릇처럼 부서질 것이요, 우리는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완전한 세계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성경의 모든 메시지가 이 날을 고대하고 있으며, 오늘 우리도 이 날을 간절히 사모하여 그 나라가 속히 임하기를 위해 소망 중에 이 주기도를 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주기도는 내가 스스로 나를 다스리는 일에 지친 우리가 “이제는 우리의 전 삶을 주님께 양도하고 전적으로 복종하며 살겠사오니 주여 나를 온전히 다스려 주옵소서!”하는 신앙고백이다. 또한 이 기도는 세상 끝까지 뻗어나가는 복음의 진전과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의 확장을 위한 포괄적인 전도와 선교의 기도이다. 그래서 온 교회가 말씀과 성령의 충만한 지배를 받아 날로 굳건히 세워져 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기도인 것이다. 그러나 이 간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아버지 하나님! 여기 이 시대의 마지막 한 모퉁이에서서 소망 중에 간구하옵나니 주님의 그 영원한 영광의 나라가 이제는 속히 임하게 하옵소서!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라는 기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