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기도

 

 

예수께서 한 곳에서 기도하시고 마치시매 제자 중 하나가 여짜오되

주여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친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가르쳐 주옵소서

(눅 11:1)

 

 

하나님은 성경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시며, 우리는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께 말씀드린다. 평생토록 우리는 이 두 가지 대화방식을 통하여 하나님과 신령한 개인적 관계를 발전시켜갈 수 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신실한 인격과 놀라운 권능을 체험하면서 확신과 능력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하나님은 항상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의 필요에 응답하실 수 있다. 만물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적인 예정과 우리 기도의 유효성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 사이에 그 어떤 긴장과 모순도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어떤 일에 대한 자신의 목적을 이루시기 위하여 그 결과뿐 아니라 그 수단까지도 미리 결정하셨기 때문이다. 기도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한 자신의 주권적인 뜻을 성취하시기 위해 사용하시는 바로 그 수단이다.

 

기도는 오직 하나님을 향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향하여 기도하기보다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기도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청중에게 바쳐진 가장 감동적인 기도”는 사실상 피조물에게 기도하는 우상숭배와도 같을 수 있다. 그래서 토래이(Torrey)는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정말로 그 분께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의식하게 될 때까지는 공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한 마디의 기도도 해서는 안된다”고 한 것이다.

 

성경에 나타난 개인기도(마 6:5~8)와 합심기도(행 1:14, 4:24)그리고 주기도문(마 6:9~13, 눅 11:2~4)과 구약 시편의 기도에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네 가지 중요한 기도의 요소(내용) 즉 찬양(adoration), 고백(confession), 감사(thanksgiving), 간구(supplication)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그 앞에 엎드려 경배와 찬양을 드리고, 우리의 죄를 고백하며, 그 분의 용서에 대해 그리고 다른 모든 축복에 감사하면서 자신과 다른 이들을 위해 간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올바른 기도는 몇 가지 자세를 필요로 한다.

첫째, 진실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기도에서 공허하고 외식적인 말만 나열하는 것은 하나님을 조롱하는 일이요, 오히려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을 둘러치는 행위이다.

둘째, 경외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기도에서 우리는 지금 과연 누구에게 내가 말씀드리고 있는지를 항상 기억하야만 한다. 왕의 면전에 나아갈 때 존경과 복종의 자세를 가지고 그에 대한 온전한 경의를 표하듯이 우리도 하나님의 지존하신 위엄을 바라보면서 그 앞에 서야 한다.

셋째, 겸손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이 누구신지 기억해야 할 뿐 아니라, 동시에 우리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인가를 항상 기억해야만 한다. 우리는 범죄한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받아들여진 하나님의 양자들이다. 우리는 믿음 안에서 담대히, 그러나 항상 겸손히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우리의 필요를 진지하고도 열심히 구하는 간구의 기도를 할 것을 교훈하신다(눅 11:5~13, 18:1~8). 동시에 완전한 신뢰 속에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자세로 기도해야 한다.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이다”는 기도는 믿음의 결핍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이 내 뜻대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오직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짐으로써 나의 모든 삶 안에서 항상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기를 간절히 열망하는 기도이다(마 26:39~44). 기도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우리의 소원이 응답되든지 안되든지 간에 항상 그 모든 것이 합력하여 나에게 선을 이루실 것을 전적으로 믿는 것이어야 한다(고후 12:7~9).

또한 우리가 기도할 때 마땅히 무엇을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를 새롭게 깨닫게 하시고, 우리를 하나님의 충만한 임재 안으로 이끌어 주시는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을 항상 의지해야 한다(롬 8:26~27). 예수님은 성부 하나님께 드리는 간구를 자신의 이름으로 드릴 것을 가르치셨다(요 14:13~14, 15:16, 16:23~24). 이것은 기도 중에 우리를 하나님께로 온전히 나아갈 수 있도록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를 의지해야 할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이처럼 진정한 기도는 성령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우리의 영원한 아버지되신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이다(엡 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