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현대신학

 

 

 

                                                                                   21세기 현대신학

유진열 지음/ 대한 기독교서회, 2010년, 368 쪽

서평 정하태목사(대구영남교회)

 

1. 내용요약

 

본서는 성결대학교 유진열 교수가 신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21세기 현대신학의 흐름을 소개한 책으로 부제로 다양한 현대신학의 흐름에 대한 해설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처럼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열네 가지로 현대신학의 흐름을 조명하였다. 본서는 저자가 신학교에서 강의한 강의안에 기초하여 21세기 신학의 흐름에 대해서 서술하였으므로 책의 구성과 흐름도 약술형의 강의안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각 장마다 토론할 수 있는 문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본서의 저자 유진열 교수는 성결교 신학대학과 미국 Emory University(M. Div)와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Ph.D.조직신학)에서 수학하였으며, 성결교 신학대학교 신학부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본서는 크게 서론과 제1부 성서적 기독교로 회귀하려는 운동에서 근본주의, 복음주의, 오순절 운동, 신정통주의에 대해서, 제2부 자유, 이성, 인간, 희망의 깃발 아래에서는 신자유주의, 과정신학, 성공신학, 희망의 신학에 대해서, 제3부 소외된 사람들의 외침에서는 해방신학, 여성신학에 대해서, 제4부 다른 전통을 가진 교회의 신학에서는 현대 가톨릭 신학, 동방정교회 신학에 대해서, 제 5부 새로운 절충적 종교사상에서는 뉴에이지 운동, 창조영성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1)서론

 

먼저 서론에서 유교수는 현대신학의 아버지로 인정되는 사람을 쉴라이에르마허(Friedrich Schleiermacher, 1768-1834)라고 하며, 19세기 이전에는 교회의 교리와 그에 대한 선언만이 있었으며, 교인은 그 선포된 교리에 순종하도록 요구 되었고, 교리에 이성적으로 접근하거나 교회의 권위에 도전할 수 없어서 학문을 할 자유와 분위기가 없었으므로 당시에 신학은 하나의 학문으로서 인정받기 어려웠다고 하면서, 점차 교회의 권위에서 해방된 이성과 거스를 수 없는 자유의 물결이 현대신학을 태동시켰다고 한다. 현대신학의 특징을 다양성, 문맥화(contextualization),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 이성의 역할을 강조, 제삼세계신학의 등장, 권위의 상실 등으로 언급하였는데, 특히 제삼세계신학의 등장에 대해서 언급하며 한국도 외국의 신학을 무비판적으로, 일반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황에 맞고 한국교회를 위한 신학을 정립해야한다고 하였다.

 

1)제1부 기독교로 회귀하려는 운동

 

제1부 성서적 기독교로 회귀하려는 운동에서는 20세기, 21세기에는 자유주의 신학에 반대하여 교회의 본질을 발견하고 회복해 줄 것이라는 희망보다는 그 신학을 추구하는 자들이 실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의 본질, 초대 교부들의 정통신학, 사도행전적 교회, 예수의 복음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말하고 근본주의, 복음주의, 오순절 운동, 신정통주의 등 네 가지 흐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제1장 근본주의에서는 근본주의는 어떤 신조를 철저하게 믿으며 엄격하게 지키려는 태도를 뜻하며, 철저한 무신론도 일종의 근본주의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기독교 근본주의는 세속화되어 가는 교회와 사회로부터 분리되려는 운동이며,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강한 반작용이고, 진화론, 이성주의, 유물론, 다원주의와 같은 사상을 거부하고, 성서문서설과 고등비평도 거부하며, 종교적, 도덕적 순결을 유지하려는 운동이라고 하였다. 근본주의의 특징은 문화적 분리주의, 교파적 분리주의, 개인적 구원와 성결 강조, 적극적인 정치 참여, 엄격한 윤리기준과 실행정신,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 하는 것, 반지성적인 경향, 이분법적 사고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유교수는 근본주의의 장점으로 개인의 순결한 삶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유주의에 대한 강력한 견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성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남다르고, 선교에 대한 열정과 실행의지를 갖고 있으며, 생명윤리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반면 단점으로는 근본주의자들은 분열을 두려워하지 않고 분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다른 학문을 경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자신들이 설정한 기준을 엄격하게 지키는데서 오는 경직성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지나친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고 평하였다.

제2장 복음주의에서는 복음주의는 1730년대에 영국에서 시작된 개신교의 한 흐름으로서 복음전도, 회심, 예수의 죽음과 부활, 성서의 권위,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고 하였다. 복음주의의 기본적 신조는 근본주의 것과 같으며, 복음주의자들은 연구를 많이 하며 다른 학문의 가치를 인정하고 활용하고, 자유주의와 근본주의 사이에서 중도적 입장을 취하는 사상이라고 하였다. 유교수는 복음주의의 좋은 점은 융통성이 있는 것이며, 다양성을 인식하고 ‘나와의 다름’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려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하여 포용하려는 개방적 자세가 요구되며, 전인적 치유를 강조하며 신의 영광과 교회의 진전을 위해 신학에 대해서 이성적, 지성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제3장 오순절 운동에서는 성서에 나타난 초대교회를 회복하려는 운동으로 20세기 초에 발생하여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흑인성결운동가인 세이모어(William J. Seymour)가 1906년 4월에 아주사 도로에 있는 창고를 빌려 3년간 집회를 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그곳을 현대오순절운동의 발생지로 인정하고 있다고 하였다. 한국 오순절 운동의 시작은 1940년대에 외국의 오순절 교단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된 신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한국인(특히 조용기)이 1950년대 말부터 세운 오순절교회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였다. 유교수는 오순절 신자들에게 있어서 방언과 통역은 물론 지금도 성령이 주시는 은사이며, 예언은 특정한 개인이나 단체 또는 시대나 국가를 경고, 교화, 위로 그리고 희망을 주기 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 은사들은 그것을 경험하는 개인의 신앙적 성숙과 그가 속한 교회 전체의 유익을 위한 것이므로 은사를 받은 자는 그 경험의 결과로 더욱 감사하고 겸손해져야 하며 교만은 금물이라고 하였다. 유교수는 성령의 은사가 지금도 계속 나타난다는 오순절운동의 주장은 옳은 것이며, 그 은사가 사도시대 또는 속사도시대를 마지막으로 정지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어떤 성서적, 역사적 근거도 없다고 하였으며, 성령의 인격과 활동을 부각시킨 것은 오순절운동의 공헌이라고 평하였다. 반면 오순절 운동은 어떤 신학적 교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성령의 활동에 대한 사도행전적 확신과 경험에서 시작되었으므로 신학적 기반이 약하다고 할 수 있고, 은사를 인간이 통제하거나 조작하여 신적인 권위를 보여주려는 유혹을 멀리해야 한다고 하였다. 제4장 신정통주의에서는 미국에서 신정통주의라고 하는 것을 유럽에서는 변증신학 또는 위기신학이라고 부르는데, 신정통주의(neo-orthodoxy)는 종교개혁의 신학과 그 이전의 정통신학의 주제를 재발견하고 재해석하려는 운동 또는 새로운 정통을 의미하며,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반동으로 발생한 것으로 스위스의 신학자인 칼 바르트(Karl Barth)와 에밀 부루너(Heinrich Emil Brunner)를 주요인물로 설명하였다. 키에르케고르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신정통주의 신학자들은 모순 속에서 진리를 찾는 것이 역동적인 신앙으로 우리를 인도한다고 주장하며, 양쪽의 극단을 제시하면서 그것들을 통합하여 새로운 진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변증법적 신학을 바르트와 니버에게서 찾아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유교수는 바르트가 현대 신학계에 공헌한 것은 자유주의의 오류를 지적하고 보충한 것이며, 인간적 종교의 한계와 위험성을 폭로하고 자유주의가 땅에 떨어뜨린 신의 위엄을 높이며 예수 중심의 신학을 전개한 것도 그의 공헌에 속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바르트의 신학에 문제점이 있다면, 소수만을 위한 신학을 전개하려고 하는 것과 책의 내용이 많고 깊어서 보통 사람이 접하기 어렵다는 점이고, 또한 바르트는 이상하게 타 종교에 대해 무관심한데, 아마 그가 인간의 이성, 종교, 학문, 자연계시의 가치를 무시하는 데 기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2) 제2부 자유, 이성, 인간, 희망의 깃발아래

 

제2부 자유, 이성, 인간, 희망의 깃발아래에서는 성서를 재조명하여 해석하고 예수의 메시지가 현대에도 복음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시도한 신자유주의, 과정신학, 성공신학, 해방신학 부분을 다루고 있다. 제5장 신자유주의에서는 슐라이에르마허로부터 시작된 자유주의신학이 20세기 세계대전과 함께 종말을 고하고, 성서의 복음이 현대인에게 희망을 줄 수 있고 인류의 문화를 정화시키거나 선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전통적인 교리를 재해석하고 복음의 현대적 연관성을 강조하는 사상인 신자유주의가 나타났다고 하였다. 유교수는 신자유주의는 기독교의 정체성보다는 연관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신앙을 교리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의 문제라고 한 부분이 신학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하였으며, 다른 학문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복음주의의 한 요소라고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인식하지 못하고 경험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신의 초월성과 기적의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것은 무모하고 근시안적인 행태라고 하며, 현대사상에 비추어 성서를 재단하거나 수정하려는 것은 기독교 진리를 탈선시키는 일이 된다고 하였다.

제6장 과정신학에서는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변화의 과정 가운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의 과정 철학에 근거하여 발전된 신학이 과정신학인데, 우주는 계속 변화하는 상태에 있으며, 신조차도 무엇인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이 조건들에 종속된다고 화이트헤드는 주장한다고 하였다. 유교수는 신의 재창조적 활동에 인간이 참여할 것을 강조하면서 고전적 유신론의 결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평하였다.

제7장 성공신학에서는 성공지향적인 미국의 풍토에서 생성된 미국적 신앙운동이 성공신학인데, 이들은 전통신학을 벌레신학이라고 하면서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긍정적 사고를 통한 성공의 가능성과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사상운동으로 심리학의 통찰과 종교적 진실을 접목하며, 성공의 공식을 단순화하여 그것을 반복함으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하였다. 대표적인 신학자는 자신의 교회 내에 종교 심리치료소를 설립한 노만 빈센트 필(Norman Vincent Peale)로 그는 긍정적 사고의 선구자이며 긍정적 사고는 성공적인 삶을 위한 실용적인 기술이며, 과학적으로 증명된 진리하고 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필의 사상을 대중화시킨 미국 개혁교회 목회자인 로버트 슐러(Robert Harold Schuller)는 자신이 칼빈의 개혁전통에 서 있는 보수주의 신자라고 하는데, 그의 인간론은 성서보다는 자신의 경험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인간을 죄인이라고 부르는데 적극 반대하며, 지옥은 자존심이 없는 삶의 경험이라고 하고, 예수의 사역은 사람들의 자존심을 생성시키는 사랑의 활동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유교수는 슐러 목사가 비신자를 복음화하려는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슐러의 주장에 대해서 그동안 잊혀온 것을 찾아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라고 평할 수 있으나, 중심이 없거나 사상적으로 혼란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슐러의 신학이며, 죄론은 편협하며 성서의 한 면을 중시하거나 아예 성서를 배제하면서 그의 사상이 형성되었다고 하며, 성서적 신학적 기초가 너무 약하다고 하였다.

제8장 희망의 신학에서는 1960년대에 사신신학과 허무주의에 대한 기독교적 반응으로 생긴 것 중 하나가 희망의 신학인데, 미래, 하나님의 약속, 예수의 부활, 종말, 희망이 주제이며, 해방신학, 여성신학, 제삼세계신학의 발흥에 동력을 제공하고 희망을 주는 것이 된다고 하였다. 위르겐 몰트만(Jűrgen Moltmann)의 신학은 종말론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 종말과 미래의 중심은 예수요, 신자가 가지는 희망은 예수의 부활과 재림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하였다.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Wolfhart Pannenberg)는 바르트와 불트만에게서 나타나는 극단성을 피해 제삼의 신학을 전개하려고 시도하며, 신학을 하나님에 대한 과학이라고 부르는 이성의 신학자이며, 종말론적 현실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유교수는 희망의 신학이 교회가 세상에 연대하여 천국의 도래를 희망하며, 모든 면에서의 해방, 화해, 변형을 위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을 주장하는 것은, 자칫 영적인 해방만을 구원의 주제로 삼기 쉬운 영지주의적 흐름을 차단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3) 제3부 소외된 사람들의 외침

 

제3부 소외된 사람들의 외침에서는 교회가 시작될 즈음 구성원은 사회적으로 하층에 있는 사람들이었으며,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삼은 이후 교회는 권세와 재물을 가진 기구로 변하여 교회 지도자들 중 상류층 출신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으며, 교리는 상류층 남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수단이 되었고, 교회를 부패한 정권과 동일시하여 타도와 혁명의 대상으로 취급되기도 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9장 행방신학에서는 죄악, 질병, 가난, 스트레스, 죽음, 증오, 억압, 중독증에서 해방되는 것을 인간이 보편적으로 추구하는데, 이러한 해방의 개념을 신학의 핵심으로 부각시킨 것이 해방신학이라고 하였다. 해방신학은 남미의 역사적 상황에서 발생하였기에 상황신학이라고 할 수 있으며, 유럽, 미국 중심의 관념론적인 신학에 대비되는 실천적인 신학이라는 것이다. 유교수는 해방신학은 오랫동안 소외되어온 실제적인 문제에 대한 심각한 신학적 노력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하였으며, 신학의 문맥화, 토착신학의 정착에 공헌하고 있다고 하였다.

제10장 여성신학에서는 인류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희생양은 흑인과 여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여성의 시각으로 성서, 문화, 인간, 교회, 세계를 재해석하고 실천하려는 기독교 사상운동이 여성신학으로 발전하였다고 하였다. 유교수는 여성신학은 교리와 실천을 조화시키는 프락시스 운동이 된다고 하였으며, 정통신학이 무시해 오던 부분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였고, 천상의 관념론적 신학의 줄기를 지상을 향한 실용적 신학의 흐름으로 바꾸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여성의 시각으로만 하는 성서해석은 편협하거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성서의 본질적이고 객관적인 뜻을 무시하고 아전인수격으로 설명하는 것과 남성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아예 제거하고자 하는 주장 등은 비성서적이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역행하는 일이 될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하였다.

 

4) 제4부 다른 전통을 가진 교회의 신학

 

제4부 다른 전통을 가진 교회의 신학에서는 현재 지구상에 있는 세 개의 주요한 기독교파로 신교, 구교, 동방교회가 있다고 하면서 그들은 교회의 이름은 다르지만 뿌리는 같다고 하면서 세쌍둥이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제11장 현대 가톨릭 신학에서는 현대 가톨릭 신학은 제 2차 바티칸공의회(Second Vatican Council)를 기점으로 하여 발생한 신학적 흐름이라고 정의하였는데, 이 공의회는 구교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다른 종교나 문화를 수용하려는 보편주의적 사상이라고 하였다. 주요 신학자로 전통과 교회도 성서 만큼이나 권위가 있고 중요하다고 주장한 칼 라너(Karl Rahner)는 “익명의 기독교”라는 용어로 그의 신학을 나타내었다고 하며, 그의 신학은 인간중심적이고 철학적이라고 평하였다. 구교의 새로운 자유를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한스 큉(Hans Kűng)은 다른 종교도 구원의 길이 될 수 있다는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여 다른 종교는 구원을 위한 보통의 길이요 기독교를 특별한 길이라고 하였으며,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들을‘전 크리스찬’(pre-Christians)이라고 하였다. 유교수는 제2차 바티칸 공의에서 평신도를 거룩한 백성이요 왕같은 제사장이라고 표현한 것은 특히 주목할 부분이라고 하였으며, 다른 기독교파와 다른 종교에 대해 포용하려는 자세는 바람직하나 기독교의 정체성을 훼손하면서 다원주의적이고 보편주의적인 구원론을 펼치는 것을 중대한 문제가 된다고 하였다.

 

제12장 동방정교회 신학에서는 정교회는 세계 3대 기독교파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많은 신학적 유산을 간직한 교파로서 이스라엘과 소아시아를 제외하고 제일 먼저 세워진 모임이며, 유럽에서 가장 먼저 생긴 교회라고 하였다. 이 교단의 특징가운데 하나는, 처음 7개 공의회(4세기부터 8세기 동안에 개최된)가 결의한 것을 기준으로 삼고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하였다. 유교수는 정교회의 신학에 대해서 평하기를, 정교회는 의식을 강조하여 구원의 시작과 유지에 세례와 성찬 같은 성사가 필수적이라고 하는 것은 구원의 완성을 성령의 활동, 신자의 신앙과 분투를 강조하고 성례식의 영적인 의미를 말하는 개신교와의 다른 점이라고 하였다. 정교회는 기독교 세 교파 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교회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유교수는 구원을 신인협동적(synergistic) 과정이라고 하는 정교회의 견해는 복음주의자들이 친근하게 용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5) 제5부 새로운 절충적 종교사상

 

제5부 새로운 절충적 종교사상에서는 현대에는 오랫동안 유럽사회뿐 만아니라 세계 각처와 시대마다 지배해왔던 이분법적 사고구조가 무너지고 교통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다원주의, 상대주의, 다종교사회로 세계를 물아가고 있는데, 보편 실용주의 사상이 현대인들을 지배하면서 혼합된 문화, 절충적인 종교가 발생하여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하면서 대표적인 뉴에이지운동과 창조영성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제13장 뉴에이지 운동에서 유교수는 뉴에이지 운동은 기독교 사상이 아니며 현대신학도 아니지만 그 영향이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고, 거의 종교적 신념의 수준에까지 이르러 기독교에 큰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뉴에이지 운동은 동양의 신비적 종교사상과 현대적 발견을 접목시키려는 절충주의적 사상운동이며 범신론적 종교운동이라고 하였다. 유교수는 뉴에이지 운동가들은 반전평화운동, 자연환경보존, 녹색운동, 전인적 건강이라는 주제와 구호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으며, 배타적인 기독교를 제거하고 세계의 정치와 종교를 하나로 통일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므로, 신자들이 새로운 사상에 물들지 않도록 지피지기하는 교육이 요구된다고 하였으며, 기독교가 각성하고 프락시스적인 삶을 살아서 교회의 진실성과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하였다.

제14장 창조영성에서는 창조영성은 기독교의 신비주의적 요소를 회복하려는 사상이요 온전한 인간, 지구의 생존, 보편적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는 갱신운동이며, 성서에 기초한 부분이 많지만 다른 종교와 문화와 현대인의 경험을 융합시키고 있고, 뉴에이지와 같이 절충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하였다. 유교수는 창조영성의 인간론은 신격화된 인간과 창조자로서의 인간을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인간의 창조적 능력을 부각시키며 신의 창조적 활동에 인간이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것은 성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창조영성이 원복의 개념을 활성화 시켜 원죄론의 극단으로 가는 기독교 신학을 수정하고 벌레신학의 문제를 지적한 것도 신학적 공헌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창조영성의 문제점이 있다면, 예수의 유일성을 부인하고 성령을 이방종교의 여신과 연결시키며, 인간에 의한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주장하고, 천국, 내세, 심판에 대하여 잠잠하며 범신론과 큰 차이가 없는 신론을 내세우는 것 등이 정통신학과 다른 점이라고 하였다.

 

6)결론

 

유교수는 이 책의 결론 부분에서 현대신학의 다양한 흐름들을 살펴본 후,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의 신학적 입장인 복음주의적 시각에서 평가하였다고 하였다. 그리고 본 책에서 다루지 않은 신학사상 중 몇 가지를 언급하면서 앞으로의 신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알 수 없는 면들이 있음을 언급하였다. 세속신학(Secular Theology), 성령의 제삼물결 또는 빈야드 운동(The Third Wave of the Holy Spirit or The Vineyard Movement), 재건설(지배, 주권, 통치)신학(Reconstructionist or Dominion Theology), 제삼세계의 신학들(Third World Theologies), 신생교회 운동(Emerging Church Movement)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였다.

 

2. 평가

 

이상의 신학적 흐름들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설명한 유교수는 그의 복음주의적인 신학적 배경에 따라 여러 신학들의 학문적 노력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강의안에 기초하여 전개된 것에 걸맞게 매 장을 마칠 때마다 토의할 문제를 제시함으로 글을 읽고 난 다음에 복습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각 신학 사상들에 대해서 요약 서술 형식으로 전개하여서 단락 구분이 정확하여 읽기에 편하므로 신학생들이나 단편적 지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유익하게 보이며, 각 장마다 저자가 그 신학에 대해서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장점과 단점들을 뚜렷이 서술하여 신학흐름에 대한 저자의 견해들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 돋보인다. 단지 신학생들에게 강의할 때에 사용한 강의안에 기초하여서 글을 전개한 한계점으로 인해서 좀 더 깊이 있게 각 신학의 흐름들에 대해서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쉽게 여겨진다. 그리고 저자가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각 신학들에 대해서 평가를 내렸으나 저자의 관점 자체가 복음주의 안에서도 진보적 성향을 띤 영성주의의 관점을 가지고 각 신학사조들을 평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어떤 평가에서는 저자가 복음주의자라고 자처하면서도 오히려 진보주의적 입장에 대해서는 후하게 평하나, 이슬람 근본주의와 같은 선상에서 접근한 기독교 근본주의에 대한 설명과 보수주의에 대해서는 벌레신학이라고 평하는 신학자들의 견해를 용납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저자는 프락시스에 대한 강조점을 두고 사변으로 흐르기 쉬운 신학의 실천적 영역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학문의 자유를 허용함에는 한계점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유교수의 평가들 중에는 신자유주의나 과정신학과 창조영성 등에서 주장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면을 수용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학문적 차원에서는 가능할지는 몰라도 개혁주의 신학과 성경적 관점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들이 있음을 찾아 볼 수 있다. 유교수의 학문적 자율성의 관점에서 각 신학에 대한 접근은 자칫 학문의 자유라는 이름하에 본질적으로 지켜야할 성경의 진리에서 벗어나기 쉬운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복음주의 내에도 여러 흐름이 있음을 생각할 때 유교수는 학문적 차원에서나 영성 훈련의 차원에서는 자유주의든 신생교회 운동이든 개의치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경의 진리는 시대가 변하더라도 변함없는 진리이며 인간의 문제를 결코 외면하고 있지 않음을 인정한다면, 그 시대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성경에서 찾을 수 있으며, 아무리 시대가 변하더라도 성경에 근거한 바른 교리와 신학에 따라 나아가야 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며, 그곳에 진정한 학문의 자유도 보장이 될 것이다. 또한 본 책의 흐름이 데이빗 스미스(David L. Smith)의 ‘A Handbook of Contemporary Theology’의 목차 순을 앞뒤로 조정하여 전개하며 내용에 있어도 상당부분 요약 인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혹 만약에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함에 있어서 스미스의 책을 근간에 두고 서술하였다면, 서론이나 결론 부분에서 스미스의 책에 대해서 언급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강의안에 따라 글을 썼지만, 신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는 서적을 소개한다든지 중요한 서술 부분에서 각주 처리를 하였다면 훨씬 더 책의 가치가 돋보이지 않았겠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신학의 개략적인 흐름에 대해서 알고 싶은 목회자나 신학생들과 관심 있는 성도들이 한 번 일독해 볼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