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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퀴나스 수사 - 생애, 작품, 사상

   

조규통(함안예닮교회 목사)

 

교회사에 있어서 신학과 철학 사이의 관계성정립에 대한 논란은 이미 교부시대로부터의 줄기였다. 철학사의 큰 흐름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품고 있듯, 신학에서도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는 반드시 짚어야하는 디딤돌이다. 분명한 것은 아구스티누스와 토마스가 시대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적 방법론들을 신학에 접목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기독교가 그리스로마적 배경과 결코 양분될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당신의 교회를 세상의 토양 속에서 시작하게 하셨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따라서 교회가 혹은 신학이 피해야 하는 양극단은, 철학에 대한 무조건적 배타성과 무분별한 추종 및 흡수일 것이다.

필자는 중세 스콜라주의에 대한 극심한 반감(反感)을 갖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현재 고난 받는 현장이라는 현실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당하고 있는 영적, 정신적, 육체적 고난과 재앙, 그리고 죄의 고통에 대한 답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필자에게서 스콜라주의는 영적 배부름의 양상으로 비쳐졌다. 스콜라주의에서는 복음이 능력이라는 것이 증빙될 만한 근거가 거의 없어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와이스헤이플(James A. Weisheipl)의 저작 토마스 아퀴나스 수사 - 생애, 작품, 사상을 통해 이같은 선입견이 상당히 완화되었다. 필자 속에 토마스와 스콜라주의가 처한 시대 곧 13세기에 대한 무지(無知)가 자리하고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알기되었다. , 토마스는 13세기에 태어났고, 13세기는 교회사에 있어서 - 저자가 밝히는대로 - 세속권과 교황권의 투쟁, 복음주의와 새로 생겨는 탁발 수도회 사이의 알력, 요아킴 피오레 아바스의 신비적이고 예언적 가르침의 유포, 서구 유럽의 대학들을 통한 스콜라학의 발전 등으로 특징 지워지는 시대적 정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말이다. 따라서 토마스에 대한 연구에 선행하여 13세기를 철저하게 연구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당연하다.

 

우선 이 책을 소개함에 있어서 목차를 먼저 소개한다. 그리고 토마스의 연대를 당시 교황들과 함께 표로 작성한다.

 

목차 - 이 책은 전체 7장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어린 시절과 청년기

1. 시칠리아 왕국에서의 어린 시절(1224/5-1244)

2. 도미니코회에서의 청년기(1244-1252)

2

철학자들의 도시

파리의 강독자

1. 생자크와 대학, 파리의 명제집 강사’(1252-1256)

2. 파리대학의 탁발수도회에 관한 논쟁(1252-1257)

3

파리의 신학 교수

1. 신학교수 취임(1256년 봄)

2. 성서교수

3. 교육 이외의 활동

4

로마 관구에서의 신학교수

1. 오르비에토에서 교황 우르바노 4세와 함께(1261-1265)

2. 그리스 신학의 영향

3. ‘주님의 성체축일

5

로마와 비페르보의 담당교수

1. 산타사비나와 로마의 교수(1265-1267)

2. 신학대전1(1266-1268)

3. 비테르보(?)에서 클레멘스 4세 교황과 함께(1267-1268)

6

두 번째 파리대학 교수

1. 교수의 과제와 신학대전2

2. 탁발 수도회에 대한 새로운 공격

3. 라틴 아베로이즘과 아리스토텔레스 주해서들

4. 토마스와 스콜라적 아우구스티노주의

7

말년과 시성식

1. 나폴리의 신학교수 그리고 신학대전3(1272-1273)

2. 쇠퇴와 마지막 여행(1273.12.6. - 1274.3.7.)

3. 논란, 단죄, 시성식(1274-1323)

부 록

토마스 아퀴나스의 작품 목록 및 연대

 

토마스 아퀴나스의 생애 연대와 당시 교황

 

교황

 

토마스 아퀴나스

호노리오 3Honorius III (1227.3.18) - 로마

1224/5

로카세카 출생

1226

1227

그레고리오 9Gregorius IX(1241.8.22)

- 아나니

 

 

 

 

 

 

 

 

 

 

첼레스티노 4Celestinus IV(1241.10.28?-.11.10)

- 밀라노

1228

1229

1230

몬테카지노 베네딕토 수도원에 봉헌됨

1231

 

1232

1234

1235

1236

1237

1238

1239

1239-1244.4까지 나폴리대학학생 신분

 

1243.4 부친 란돌프 죽음

1244.4 나폴리 성 도미니크 수도원 입회

1244.5 파리여행 중 납치, 몬테 산조반니에서의 유혹사건, 어머니 집에 억류됨.

1240

1241

 

1242

인노첸시오4Innocentius IV(1243.6.25-1254.12.7) - 제노바

1243

1244

1245

1245.7 혹은 8월에 수도회 복귀

1248 가을까지 파리 수련생 및 공부

1246

1247

1248

1249

1250 혹은 1251 쾰른에서 사제서품

1250

1251

1252

파리에서 명제집강독자

1256.3-6월 신학교수 취임

1256

1254

알렉산데르 4Alexander IV

(1254.12.12-1261.5.25)

- 로마

1255

1256

1257

파리의 신학교수

1259.7-11 파리에서 대이교도전집필시작

1259말 나폴리

1258

1259

1260

나폴리에서 대이교도전계속집필

1261

우르바노 4Urbanus IV

(1261.8.29-1264.10.2)

- 트로이

1262

1261.9-1265.9 오르비에토의 강사

1264. 10 대이교도전집필완료

1265.9 로마 학원 개설 책임

1263

1264

클레멘스 4Clemens IV

(1265.2.5-1268.11.29)

- 프랑스

1265

1266

신학대전집필시작

1267

 

1268

 

 

 

 

 

 

복자(福者) 그레고리오 10B. Gregorius X

(1271.9.1-1276.1.10)

- 피아첸차

1269

1269.1-1272 2차 파리 체류

1270.12 아베로이즘의 13개 명제 단죄

1272.4 파리출발, 7월에 나폴리 신학교수

1270

1271

1272

1273

12월 이후 급격한 쇠약, 저술중단

1274

리용회의 참석

2월 마엔차에서 병세악화 포사노바로 옮겨짐

3.7 선종

 

 

독자의 입장에서 필자에게 인상 깊게 남은 몇 예화들

 

먼저 경건에 대한 부분이다. 토마스는 단순히 경건을 종교적이고 정적인 것으로 알았던 것이 아니라 그가 알고 있는 한 삶을 통해 철저하게 훈련했음을 알게한다. 토고에 의해 전해지는 여성의 유혹 물리친 것에 대한 일화(66-67)가 있다. 비록 몇몇 작가들에 의해 토마스가 그 유혹에 넘어간 것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또 일부 작가들은 이일화 자체를 부인하기도 하지만 저자와 망도네 같은 학자들은 분명한 사실로 인정한다.

다른 예화로, 알베르투스가 위-디오니시오의 신명론을 강독할 때 토마스를 도와주려다 스스로 논변의 맥락을 잃은 동료에 대한 배려 사건이다. 토마사는 자신을 가르치려던 동료에 대하여 현학적인 모습이 아닌 겸손한 태도로 일관한 것이다.

무엇보다 토마스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일화는, 파리 대학 교수들과 도미니크회간의 갈등이 고조될 즈음, 교황청으로부터 하달된 취임강연을 해야하는 진퇴양난에서 토마스가 기도한 부분이다. 두려움과 당혹스러움에 떨고 있던 토마스에게 교수직의 무게를 받아들이기를 겁내지 말아라. 높은 다락집에서 산에 산에 물 주시니 일하시는 보람이 땅에 가득하오이다(103:13)라는 구절을 그대 자신이 그분게 아뢰게 될 것이다는 백발 수사의 위로가 있었다. 토마스는 이 음성을 하나님의 응답으로 여기고 시편103:13절을 취임연설의 주제로 삼은 것이다. 명예와 지위보다 자신의 모자람을 알고 욕심내서 잡으려는 것보다 겸손히 물러날 것을 원했지만 토마스는 서서히 중세에 두각을 드러낼 자리로 옮겨지고 있었다.

토마스의 경건에 대한 전기 작가들의 과장인지 다소 의심이 들긴 하지만, 두 어 가지 신비적 일화도 눈에 띈다. 하나는 베드로와 바오로가 토마스와 대화를 나눈 부분(196)이고 다른 하나는 도미니코 카르세타라는 수사가 목격한 장면인데, 그것은 토마스가 기도하는 중 거의 두 큐빗 쯤 공중에 떠 있었다는 것과 벽에 걸린 십자가와 얘기를 나누는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이다. 그리고 십자가의 예수님이 토마스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을 때 토마스는 주님, 저는 다른 아무것도 원치 않습니다. 당신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한다(480). 사실, 저자는 이같은 기사에 대해 시비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독자로서는 분명 궁금하기도 하고, 만일 그같은 것이 사실이라면 오늘날 우리의 경건이 이같은 것에 미치지 못함에 대하여 반성해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다음은, 학문적 열성과 깊이에 대한 부분이다. 저자는 토마스가 명제집 강사로서 일을 시작했을 때 독특한 강의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언급한다. 명료한 사고, 간결한 표현, 개별주제들을 취급하는 직접성 등을 특징으로 전한다(123-124). 이같은 것은 오늘날도 학문과 지식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가장 기본적인 틀인 동시에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아닌가? 이론과 강의에 능한 학자였음을 반증하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13세기 당시 강의실의 분위기를 알 수 있게하는 토마스의 글이 있다. 그것은 신학저술들에 대한 토마스의 불만인데 너무 장황하고 세밀하다는 것,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것, 체계성이 없는 가장 큰 이유가 반복적인 것에 있다는 것(340) 등이다.

토마스의 학문적 직관과 통찰력을 가늠하게 하는 기록은 토마스나 알베르투스같은 사람들은 그리스어를 몰랐지만 신학과 철학에 대단한 공헌을 할 수 있었다(262)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당시 유럽의 학자들은 그리스 철학의 원전들을 읽은 것이 아니라 번역본을 읽은 것이다. 아랍어로 번역된 그리스 철학 서적들이 다시 라틴어나 불어, 스페인어 번역본들을 통해서도 원저자가 의도한 의미와 뜻을 간파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집중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은 1269년 루이 9세 왕이 참석한 연회석상에서 있었던 사건이다. 토마스는 당시 마니케이즘에 대해 몰두하느라 자신이 여전히 서재에 있는 것으로 알고 왕이 동석한 연회장의 테이블을 치면서 통박의 가능성을 놓고 소리친 일이다(365).

 

무엇보다 저자는 토마스의 저작물과 사상에 대해서 상당한 부분을 할애하여 설명한다. 토마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 각각의 저작들도 상세히 소개하므로 독자들의 이해를 도우려 하고 있다. 1차 파리 체류기간동안의 진리론, 로마 체류기간동안의 신의 권능론, 그리고 2차 파리 교수시절에 논의했던 덕행론등이 그것이다. 로마 교수로서 이탈리아에 있는 동안의 작품인 신의 권능론10, 전체 89개 항목으로 나뉜다. 이 시기 또 하나 주요 문제집은 악론이다. 물론 그 정확한 연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이 작품을 통해 토마스는 악 혹은 죄의 본성, 원인, 다양성, 그리고 7죄종 곧 허영, 교만, 나태, 분노, 인색, 탐욕, 사치에 대하여 총 16문으로 나열했다. 그리고 11개 항으로 되어있는 영적 피조물론이 있다. 여기서 토마스는 육체에 결합된 그러나 분리될 수 있는 인간의 영혼에 대하여 1-4항까지, 그리고 '분리된 영적 실체들'로서의 천사에 대한 부분을 5-11항까지 다룬다. 보다 중요한 작품이 바로 신학대전 1인데 이는 1266-1268년 로마 체류기간에 집필된 것이 거의 확실하다.

두 번째 파리 대학 교수로 재직 시기(1269-1272)1273년까지 토마스는 생애 최대의 작업들에 몰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특히 파리에서의 4년간은 비서들의 도움으로 받아 빠른 속도로 학문적 연구에 매진했다. 이 기간 동안 한복음강독, 다소 불확실하지만 바오로서간 주해가 있었을 것이다. 특히 로마서주해를 통해 신앙을 통한 의화, 값없이 주어진 은총, 예정, 공로, 선행, 원죄 교리 등 바울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있다. 다른 학자에 따르면(글로리외) 욥기 주해, 이사야주해도 이 시기의 것으로 추측한다.

저자는 토마스의 토론문제들의 연대를 1) 1차 파리체류기간 - 진리론의 1-7;8-20; 21-29, 2) 이탈리아 체류기간 - 권능론, 악론, 영적피조물론, 3) 2차 파리체류기간 - 영혼문제, 덕행론, 육화된 말씀의 결합론 등으로 정리한다.

그리고 신학대전 2를 집필하게 되었다. 특히 21편의 첫 다섯 문제, 1) 인간에게는 최종목적이라는 것이 있는가? 2) 최종목적이란 무엇인가? 3) 인간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4) 이승에서 그리고 저승에서 행복의 구성요소는 무엇인가? 5) 인간은 어떻게 행복에 이를 수 있는가? 등의 순서를 따라 논의하고 있다.

이 책의 기술 특징 - 역사비평적 전기문

 

저자는 이 책에서 토마스의 생애를 시간적 순서를 따라 목차를 정한 다음 그 시간대에 발생했던 토마스의 전기적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토마스의 작품연대, 상황 및 사건들에 대해서 토마스 전기 작가들의 다양한 스펙트럼들을 통해 비교분하여 타당한 결론들을 유추한다. 뿐만 아니라 토마스와 관계된 인물들의 성장과 사상, 저작들까지 심도 있게 소개하면서 그 역학관계 속에서 토마스를 조명하므로 보다 더 입체적인 접근을 용이하게 했다. , 역사비평적 전기문 형식을 띤다.

 

이같은 저자의 기술방식은 토마스의 출생과 출생지에 대한 논의, 도미니크에 대한 상세한 기술, 토마스 납치 사건에 대한 다양한 견해, 알베르투스에 대한 상세한 소개 등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그러나 토마스의 주변상황(context)에 대한 지나친 설명들은 오히려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면이 있다. 필자의 소견은, 저자가 연구자들과 일반독자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각주에 있다고 본다. , 장황하리만큼 나열된 비교분석의 작업들은 각주로 대신하여 연구자들을 돕고, 본문의 기술은 단순명료화하여 일반 독자들을 감안함이 나았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 독자들에게

 

먼저, 토마스에 대한 평이한 전기문을 읽기 권한다. 토마스의 생애에 대한 밑그림을 가지고 있다면 둘째, 13세기 인문학의 조류에 대하여 약간의 지식을 요하며 셋째, 이슬람 철학과 그 주요 인물들에 대하여도 선()지식이 있다면 상당히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중세철학에 대한 전문연구서이므로 철학에 있어서의 다양한 용어와 그 개념들을 이해한다면 더욱 의미와 가치를 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