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환봉,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 것인가 : 현대인을 위한 개혁신앙과 윤리, 글마당, 2001.*

-- 현대인을 위한 개혁신앙과 윤리의 내용을 주제별로 설명한 책으로 교의학 입문을 위한 신학생으로 부터 시작하여 청장년부 회원에 이르기까지 성경적 교리와 윤리의 핵심적인 진리를 좀  더 깊이있게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집필되었다.책의 내용은 성경, 하나님, 인간, 예수 그리스도, 성령, 구원, 교회, 종말, 주기도, 십계명,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총 140개의 주제를 핵심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앞으로 매주 한 주제씩 연재할 것이다.--      

                                                           * 서          설 *                                    

                                                         교리교육의 필요성

  교회의 교리는 신앙의 정통과 생활의 순결을 위한 성경의 진리 체계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말한다. 이러한 교리에 대한 교회교육의 유익성을 요한 칼빈은 디모데후서 3장 15절-17절에 근거하여 (1)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구원적 믿음을 확고하게 해주는 인식에 이르게 하며(15절), (2)삶의 올바른 형성에 대한 가르침(17절)과 (3)올바른 삶에 대한 경고와 훈련(16절)을 주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는 교회의 교리는 주님의 몸된 교회를 다스리고, 생명을 지니게 하며, 항상 살아 활동하게 하는 교회의 정신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는 정신이 없는 몸을 생각할 수 없듯이 “하나님의 교회는 교리교육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오늘날 온갖 인본주의적 사상과 탈교리화와 탈경전화를 부르짖는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의 영향으로 개혁주의 교회 안에서도 교리교육은 점차 외면을 당하고 있다. 이러한 탈(脫) 또는 반(反) 교리적 정신은 결국 오늘 우리의 신앙적 혼란과 위기의 이유이며 장차 교회적 재난을 향한 지름길이 될 것이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은 그리스도의 교회가 거룩 안에 온전히 세움을 입도록 하나님의 말씀을 체계적으로 철저히 알고 의로 교육하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오늘 우리 교회가 반성하고 교리교육을 새롭게 시행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생각해 보자.

1. 교리교육은 성경적 신앙관을 확립하기 위해 필요하다.

  교리문답서는 구원적 신앙의 기본 진리인 ‘사도신경’, 윤리적 삶의 표준인 ‘십계명’, 그리고 영적 삶의 방법인 ‘주기도문’을 가르치는 신앙교육서이다. 따라서 이러한 교리문답서를 통한 교리교육은 교회로 하여금 그 신앙을 성경에 나타난 구원적 신앙의 기본진리 위에 기초하게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하나님이 만드신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성경적 신앙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올바른 신앙관을 확립할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인 이 세상을 올바로 이해하고, 그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 목적과 의의를 참으로 깨달으며, 또한 인간다운 삶의 행동적 기준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교리교육은 기독교 신앙의 기본 진리의 터 위에 평생의 신앙의 집을 세움에 있어 너무도 중요한 것이다.

2. 교리교육은 성경적 생활관을 확립하기 위해 필요하다.

  우리가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결정지어 준다. 다시 말하자면 교리는 모든 삶의 방향과 지침을 제공해 준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회의 바른 교리는 교회의 바른 삶의 토대와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교리가 우리의 올바른 신앙생활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다. 교리적 지식만으로는 올바른 신앙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교리적 지식 없이는 올바른 신앙생활을 기대할 수 없다. 교리는 올바른 신앙생활을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건전한 삶이 없어도 건전한 교리가 가능한지는 몰라도 건전한 교리가 없이는 건전한 삶을 결코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교리연구는 이론적 연구의 과제가 아니라 바로 구체적인 삶의 과제이다.

3. 교리교육은 올바른 성경공부의 열쇠로써 필요하다.

  올바른 성경공부를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올바른 성경 이해의 능력을 갖추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교리는 성경해석의 기본 원리와 지혜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성경이해의 객관적인 정확성을 견지해 준다. 사실상 모든 성경을 올바로 해석하고 주제별로 정리하여 체계적으로 요약해 놓은 교리야말로 성경이해의 지름길이며 성경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교회는 성경 개별본문에 대한 개인적 이해와 적용에 치중함으로써 성경 전체에 나타난 ‘하나님의 전 뜻’(행20:27)에 대한 신앙적 이해가 어려워지고 있다. 교리교육은 방대한 성경 계시의 정글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올바른 성경공부를 수행하기 위한 안전한 길잡이며 개인적 성경공부 이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할 기본 교육과정이다.

4. 교리교육은 진리수호와 이단대응을 위해 필요하다.

   미국 재무성은 위조지폐를 찾아내기 위해 기관원들을 훈련시킬 때에 위조지폐들을 연구하게 하지 않고 많은 진짜 지폐들을 충분히 검토하도록 훈련시킨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독교 교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야말로 이단의 정체를 정확히 간파하고 대항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이단들이 성경 자체를 왜곡시켜 이질적 사상체계를 주장할 때, 단순히 성경 구절만을 그대로 인용하여 대항하는 것은 이단을 대적함에 있어 실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모든 형태의 거짓된 주장들을 분명히 밝혀 규명하고 그것들을 바른 진리와 구별하여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교회의 참된 신앙과 생활을 파괴하기 위해 점점 더 복합적이고 미묘해져가는 이단사설의 주장들을 감안할 때에 바른 신앙과 진리를 파수하고 하나님을 대항하여 높아진 모든 이론과 사상에 대항하기 위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교리적 장비와 훈련을 제공하는 일은 시급하다.

5. 교리교육은 효율적인 복음전파를 위해 필요하다.

  오늘날 기독교 신앙을 위협하는 세력은 자연과학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철학으로부터 온다. 대학과 사회의 생활 전반이 무신론적 실존주의, 불가지론, 신비적 범신론 등에 의해서 보고 듣고 읽는 것들로부터 무의식중에 일종의 쇠뇌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의 사상과 삶의 체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성경의 진리체계에 대한 구체적 제시 없이는 오늘날 비기독교적 사상체계를 견지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효율적으로 복음을 전파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문제 해결에 있어 세상의 사상체계보다 기독교의 진리체계가 참된 해결책이라는 것을 유력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선교적 동기에서도 교리교육은 요청되어 진다.

  왜 한국교회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아직도 영적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이제 그리스도의 학교에 다시 입학하여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 이르기 까지 더욱 새롭게 배우고 훈련받아야 한다. 먼저 무엇을 믿어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고백과 순종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교회의 교리교육에 새로운 목회적 관심을 주님의 이름으로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