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그리스도의 세례 받으심

 

그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와서 요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 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하늘로서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막 1:9~11)

 

 

  세례 요한이 행한 회개의 세례(막 1:4)와 예수님이 제정하신 기독교 세례(마 28:19)는 죄를 씻어 정결케 한다는 의미의 상호 연속성( 막 1:4, 행 2:38)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두 세례가 완전 동일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세례요한에 의해 세례를 받은 에베소 교인들에게 바울이 다시 기독교 세례를 받게 했다는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행 19:5).

 

 요한의 물세례는 예수님이 새 언약을 표로서 제정하실 기독교 세례의 예비적 세례의식이었다. 요한은 하나님의 나라(천국)가 가까이 왔음을 선포했다. 그는 오실 메시야의 전령자였다.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가 임박한 것은 곧 천국의 도래가 임박하였음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그 왕되신 메시야계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알려지시기 직전에도 그들은 여전히 그를 영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회개와 죄 씻음을 요구하는 요한의 세례는 당시에 하나의 근본적인 혁신이었다. 요한 이전에는 유대교로 개종하는 이방인들에게만 죄씻음을 상징하는 결례가 요구되었다. 그러나 이제 세례 요한의 출현과 더불어 모든 유대인들도 동일하게 회개하고 죄를 씻어야 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유대 지도자들은 세례 요한의 요구를 모욕적이며 이단적인 것으로 생각했다(마 21:25~26). 왜냐하면 이방인들이 받는 결례를 요구하는 것은 세례 요한이 유대인 자신들을 이방인들처럼 하나님 앞에서 불결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세례 요한은 예수님에게 회개의 물세례 주기를 거절하였으나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율법아래 나게 하신"(갈 4:4) 메시야로서의  자신의 역할 안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대신하여 하나님의 율법의 모든 요구들에 기꺼이 복종하심으로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세례를 받으신 것이다. 예수님의 세례 받으심은 참 인간으로서 율법의 무서운 형벌과 저주아래 있는 죄인들의 위치에 친히 들어가사 십자가에서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심으로 "모든 의를 이루는 것"(마 3:15, 사 53:11) 곧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실 것을 선언한 것이다.

 

 예수님이 요한의 물세례를 받기 위하여 요단강에 들어가셨을 때, 하늘로부터 성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상징하는 비둘기가 성자 예수님의 머리 위에 임하였다. 이 사건은 예수님의 그리스도로서 받은 거룩한 소명과 지상 사역을 시작을 알리는 메시야의 임직식이었다. 비둘기가 내려와 임한 것은 예수님이 이전에는 성령으로 충만하지 못하셨다는 의미가 아니고 그것은 메시야의 역할을 성취하시기 위한 "그리스도"(기름부음을 받은 자)로서 행할 예수님의 사역의 시작을 선포하기 위함이었다.

 이사야 선지자는 바로 이러한 성령시대의 문이 열릴 것을 예언하여 "주 여호와의 신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전파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신원의 날을 전파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사 61:1~2, 참고; 눅 4:18~19)하실 것이라고 한 것이다.